영국노총, 남녀 임금 격차 여전히 존재 주장
영국노총, 남녀 임금 격차 여전히 존재 주장
  • 임은영
  • 승인 2008.04.05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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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총은 자체 발간한 ‘남녀 임금격차 해소(Closing the Gender Pay Gap)’ 보고서에서 영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여전히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공식 통계와 최근 연구보고서들을 종합해 발표한 이 보고서는 남녀 임금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전일제 근로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17.2%, 시간제의 경우 35.6%의 차이가 존재하며 그 원인이 되는 요소들 역시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임금 격차를 줄이려는 기존의 모든 노력과 제도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럽연합 내에서도 영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높은 수준으로 유럽 평균보다 약 33%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임금 격차는 고령으로 갈수록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나이대인 22~29세의 남녀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3.3%이나, 왕성한 활동을 보일 무렵인 30~39세에 이르러서는 11.2%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노총은 남성 근로자의 임금은 30대 이후에도 경력과 함께 꾸준히 오르는 데 반해, 여성 근로자는 육아와 가사 등의 이유로 전일제와 같은 고임금 직위와 직종을 떠나 저임금의 육아보조나 청소 등의 직종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지속적인 남녀 임금 격차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용자들 또한 여성들의 가사에 대한 부담을 고려하기 보다는 여성의 직업 불안정성을 회사의 부담으로 생각해 이에 대한 징벌성의 낮은 임금을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빈곤 아동 발생, 기술력 부족 및 여성 유휴 노동력 등의 측면에서 여성에 대한 낮은 임금 지급을 사회적 손실로 환산했을 때 연간 약 22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영국 노총 브렌든 바버(Brendan Barbar) 의장은 초∙중∙고 및 대학교에서 여학생들이 학업성적이 더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사용자들이 여성의 능력과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식으로 여성의 재능을 낭비하는 것은 여성들 개인의 손해일 뿐 아니라 영국 경제 전반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공공상업서비스 노조(PC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94%의 설문응답자가 남성근로자와 동일 작업을 하는 여성근로자는 동일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지만, 67%의 응답자가 현재 그렇지 않는다고 답하여, 남녀 임금 격차가 현장에서도 체감되고 있음을 암시했다.

88%의 응답자는 정부가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대답했으나, 현재 공무원들의 남녀 임금 격차는 19%로 다른 분야의 평균인 17%를 넘어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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