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동아줄이라도 있나요?
썩은 동아줄이라도 있나요?
  • 김상준
  • 승인 2008.12.26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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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줄을 잡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일화는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에는 자동차도 들어올리는 와이어 정도는 있어줘야 줄을 잡았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줄을 잡고 계십니까? 혹시 썩은 동아줄을 잡고 계시는 것은 아니 신지요. 너무 실력이 좋아 줄이 필요 없는 몇몇 기업들도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싶을 것이다.

최근 들어 업체가 선정될 때 결과를 살펴보면 실력보다 줄을 잘 잡아 선정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예전에도 이같은 일은 있어왔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튼튼할 줄을 잡기 위한 노력이 더욱 심해졌다. 입찰에 참여하지도 않은 업체가 선정되거나 점수가 낮은 기업이 선정돼 참여업체들이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입찰이 시작되면 동시에 라인작업도 함께 움직인다. 이렇다보니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동아줄은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 제안서 작업은 그 다음 이야기다. 물론 튼튼한 줄을 잡고 있는 것도 실력이고 전문성과 합해지면 힘은 더욱 강해지는 게 사실이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은 내공을 쌓기보다 줄잡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줄을 잡아주고 이끌어주는 사람의 고충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중매를 잘하면 술이 석잔이고 못하면 뺨이 석대라 했다. 밀어주는 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경쟁 업체들 보다 일을 잘해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피나는 노력을 해야한다. 업무 담당자들은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오면 따를 수 밖에 없고 일을 잘못하더라도 눈치보기 바쁘다. 이럴 경우 실질적인 피해는 줄을 잡아준 사람이 속해 있는 회사가 고스란히 떠 안을 수 밖에 없다. 새해에는 쉬운 길만 고집하지 말고 정정 당당히 승부해서 승리하는 기업들이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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