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피하면 그만 이라는 인식 버려야
소나기’ 피하면 그만 이라는 인식 버려야
  • 김상준
  • 승인 2008.12.26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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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2007년 8월 24일자 신문에 ‘7월말 정보통신망법 시행 후 초고속인터넷업계 초토화’라는 기사를 게재했었다. 그때만 해도 다들 “무슨 일이야 있겠느냐?”,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팽배했었다.

옛날부터 그래왔듯이 시간만 지나면 잊혀지고 소나기는 피해가면 그뿐인데 왜 긁어 부스럼 만드느냐는 반응이었다.

그 후로 1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5월 현재 통신업계를 비롯해 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을 하고 있는 거의 모든 기업들이 개인정보 핵폭탄을 맞았다.

차분히 준비해 온 업체들도 혹시나 분위기에 휩쓸려 피해를 입지 않을까 자중하는 분위기여서 콜센터 업계가 공항상태에 빠졌다.

이번 사태는 통신뿐 아니라 DB를 주로 수집하고 아웃바운드가 이루어지는 인터넷쇼핑몰, 할인점 등
전 업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또한 이번 DB유출사건이 전 국민적인 이슈로 등장하면서 정당한 텔레마케팅마저도 외면을 받으면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15차례 이상의 공청회를 실시했으나 아웃소싱업계 중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기업은 몇 곳에 불과 했다.

아웃바운드를 중점적으로 하는 몇몇 기업들이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다들 먹고살기에 바빠서 아님 귀찮아서 인지 동참은 거의 없었다. 통신망법 뿐만 아니라 현재 개정중인 ‘신용정보업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한다. 모든 법률에는 ‘개인정보’에 대한 법률이 포함돼 있다.

법률이 업체를 보호하는데 중점을 두기보다 개인의 신상 보호를 중시하고 있어 개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기업을 영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났다.
각종 매체에서는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부터 연일 개인정보보호 위반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고 지난해부터 차분히 준비해온 KT와 SKT는 이번 사태에서 살아남았다.

KT와 SKT는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동의를 받았다. 가입자 1000만중에 200만명 정도의 DB밖에 쓸 수 없지만 이들은 그 길을 택했다.

문제는 아직도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형업체들은 시간과 인원투입이 가능하지만 3천여 개가 넘는 영세한 기업들은 대부분이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영세기업들이 법을 무시하고 영업을 하는 한 이번 사태는 이제 시작에 불과 하다는 시각도 있다.

텔레마케팅에 종사하는 인원을 업계에서는 35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 특히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전화를 활용한 TM영업이 전체 영업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하우스로 운영돼는 기업뿐 아니라 아웃소싱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인력들에 대한 거취 문제에 고민에 빠졌다.

아웃바운드 인력 채용이 힘들 상황에서 인력을 내보낸다는 것은 곧 폐업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오도가도 못하고 이번 사태가 빠르게 해결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났지만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의 인력을 끌고 가는데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해고사태가 불 보듯 뻔하다.

아웃소싱기업들의 경우 이윤이 4%내외인 상황에서 한 달만 정상가동이 안 된다고 하면 1년치 농사를 망치게 된다. 업체들의 법을 준수하려는 노력과 정부의 빠른 해결만이 침몰하는 텔레마케팅업계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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