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아웃소싱·분사 추진 ‘적극적’
금융권, 아웃소싱·분사 추진 ‘적극적’
  • 곽승현
  • 승인 2009.06.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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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업무효율 도모… 노조 반발 만만치 않아



금융회사들이 비용절감과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아웃소싱 및 분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은 최근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 주재로 임원회의를 열어 업무처리 과정 중 일부를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 은행의 비용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외환은행은 우선 사업지원부가 담당하고 있는 물품구매 및 점포 임대차 계약관리 등 업무를 맡길 자산관리전문회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안내문을 발송했다. 소모성 자재(MRO) 구매 외부 위탁 규모는 약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전략적 구매 역량을 갖춘 BPO 전문업체를 선정해 비용을 절감하고 이룰 해외지점에 대한 지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최근 세계적인 컨설팅사인 AT커니에 원가절감 컨설팅을 받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던 콜센터 업무를 보상콜과 상품콜로 나눠 자회사인 애니카서비스와 전문업체로 모두 아웃소싱한 바 있다.

현대해상도 교육파트에 대한 분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반기내 완료하겠다는 예정이며 계열사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산운용과 고객상담 등 일부 조직은 분사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보험서비스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전담 작업반을 구성해 자회사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LIG손해보험도 장기보험 손해사정 외부 위탁 범위를 현재 200만원 이하에서 400만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카드업계도 분사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하나카드는 오는 8월 하나은행에서 분사해 설립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이 하나카드의 지분취득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카드와 통신의 만남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재 양측은 미확정이라는 답변을 내놓은 상태지만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통신 쪽과 손을 잡을 지 유통 쪽과 손을 잡을 지 아직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의 만남으로 카드시장 판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될 지 단정하긴 어렵지만, 기존 통신업체의 고객수와 안정적인 유통산업 기반을 감안한다면 향후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것은 분명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카드사 분사를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곳은 농협, KB금융, 우리금융 등으로 전업계 카드사들은 은행권 카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의 경우 올 하반기 독자적인 카드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며 다른 은행들도 금융 시장 상황을 보며 사업성과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카드사 분사에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하고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져 단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경기 불황이 언제까지 갈지 확실치도 않은 상황에서 마케팅이나 영업 비용을 추가로 들이가 쉽지 않아 현재 KB금융지주와 NH농협의 카드 분사 계획은 소강된 상태다.

이같이 카드사업 분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이유는 카드사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으로 실제로 신한은행은 올 1분기 순이익이 737억원이었으나 신한카드는 142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하나대투증권은 IT관련 업무를 하나INS로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두고 노사간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하나INS는 하나금융그룹 산하 IT 자회사로 하나대투증권 전산실 직원을 이곳으로 전직시키려는 것이다.

이에 노조 측은 경영진을 지난달 14일 배임죄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IT조직을 하나INS로 넘기려는 경영진의 방침은 결과적으로 하나대투증권은 손해를 입게 되고 제3자 하나 INS가 이득을 모두 갖게 된다는 이유이다.

노조 관계자는 “대부분의 전산실 직원들은 10년 이상 장기근속으로 회사 내 충성도가 높다. 이들이 하나 INS로 옮기면 당장은 증권 업무를 맡겠지만 차후에는 어떤 파트로 흩어질지 몰라 불안해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당장은 급여와 근무환경이 비슷한 조건일 수 있으나, 차 후 IT업체의 처우가 달라질 수 있으며 장기간 증권 IT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겠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회사 그룹사끼리 인력 중복을 막고 IT 효율성을 극대화 시키려는 이번 IT아웃소싱 추진은 경영상의 문제이므로 노조와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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