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희망 노동연대’ 자발적 추가 가입 잇따라
‘새희망 노동연대’ 자발적 추가 가입 잇따라
  • 곽승현
  • 승인 2010.03.1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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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선진화 선도 역할 기대



현대중공업과 서울메트로 노조 등 전국 40여개 노조 위원장과 집행간부 120여명은 4일 충북 충주시 수안보 서울시공무원수련원에서 모임을 갖고 ‘새희망 노동연대(희망연대)'를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과는 다른 제3의 노동운동을 모색하는 노동조합 단체가 출범했다.

희망연대에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KT, 서울메트로 노조와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 서울시공무원노조, 전국공무원노조총연맹, 행정부공무원노조연맹, 전국교육청공무원노조연맹 등 40여개 노조가 참여했다.

희망연대에는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에 소속된 노조도 있고, 상급단체가 없는 독립노조도 있다.

이들은 ‘노동운동의 청렴성을 확보하고 노동자를 섬기면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노동운동을 지향한다’는 취지문을 채택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노동운동 ▲투쟁보다 정책ㆍ공익노조 지향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노조로 거듭날 것 등을 결의했다.

희망연대는 현재 조합원 규모가 12만명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내년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뜻을 같이하는 조합원 규모가 23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전국 40개 노조가 참여한 희망연대에 몇 일새 10여 곳의 노조가 추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노조가입 운동을 별도로 펼친 적도 없는데 자발적으로 먼저 연락을 줘 가입하는 노조들이 많다"며 “현재까지 52개 노조가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투쟁위주의 노동운동이 더 이상 국민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희망연대의 출범은 ‘불법파업’과 ‘비타협적 강경투쟁’으로 상징되는 대립적 노사관계가 미국·독일·일본 등의 선진기업들처럼 상호 협력하고 타협하는 노사관계로 바꿔놓는 등 노동문화와 노사관계 환경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노동계의 변화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났다. 민주노총을 탈퇴한 노조는 지난해만 총 32곳, 조합원 3만8000여명에 이른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줄기차게 투쟁의 목소리를 높여온 노동계가 20여년 만에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이다.

서강대 남성일 교수는 “정치투쟁 위주의 비타협적 폭력노선은 세계적인 노동흐름에도 크게 이탈돼 있다”며 “특히 민노총은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여 내부 개혁에 나서는 등 궤도수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희망연대의 활동이 기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버금가는 `제3의 노총'으로 세력이 확대돼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관성적 강성투쟁 이미지로 각인된 기존 노동단체에 실망한 이들이 이념적 지향점을 중도와 실용에 둔 희망연대로 모여들 것이라는 논리다.

반면 희망연대가 노동운동의 방향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지만, 조직의 구심점이 아직은 약해 영향력을 발휘할 만큼 세력화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며 언제든지 공통의 이익을 위해 이합 집산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 수준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노동계의 한 전문가는 “제3의 노총으로 거듭나려면 조직적 결의나 통합, 상급단체 탈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며 “희망연대가 제3의 노총으로까지 발전할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섣부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연대는 참여 노조들이 지금까지 사업장별로 했거나 새롭게 시도하는 사회봉사활동을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 집중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첫 공식활동으로 사회봉사를 선택한 것은 참여 노조 각각이 지역사회의 노인을 상대로 미용과 목욕시켜주기 등의 봉사활동을 벌여 그동안 실추된 노조의 도덕성과 사회적 공익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희망연대는 오는 18일 울산에서 공무원광역시도노동조합연맹 출범식에 맞춰 전국 대표자회의를 열어 봉사활동 세부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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