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줄었지만 열악한 간접 고용은 오히려 증가
비정규직 줄었지만 열악한 간접 고용은 오히려 증가
  • 김상준
  • 승인 2010.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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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34만9천명 감소, 임금 격차 사상 최대
경제활동인구 중 전체 노동자 가운데 정규직 노동자가 833만명으로 비정규직 828만명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통계 집계 이래 최초로 줄어든 것으로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올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지난해 비정규직이 10만2천명 줄어든 가운데 정규직이 64만2천명 늘어나 정규직 비율이 50.2%가 됐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정규직이 늘어나고 비정규직이 줄었지만 고용형태를 살펴보면 기간제 노동자가 34만9천명 줄어든 반면 시간제가 18만8천명 늘어난 것을 비롯해 파견근로가 8만1천명, 일반 임시직이 4만9천명, 호출근로가 8천명 늘어났다. 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열악한 간접고용과 시간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비정규노동센터에 따르면 최근 통계에서 드러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파견근로와 시간제의 확대와 전반적 고용구조 악화, 둘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확대, 셋째, 공공부문 비정규직 증가 등이다. 외형만 놓고 보면 비정규직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용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공공부문까지 비정규직이 확산되는 것도 심상치 않다.

비정규노동센터에 따르면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특수고용이 57만7천명인데 실제로 전국의 택배 노동자만 해도 이 정도 규모가 된다. 여기에 레미콘과 덤프, 굴삭기 등 건설운송기계 종사자를 더하면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 모집인도 30만명이나 된다. 골프장 보조원, 학습지 교사, 간병인, 대리운전, 방송작가 등을 더하면 최소 2~3배는 될 것으로 추산된다.

간접고용 규모도 크게 축소돼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파견근로가 21만2천명, 용역근로가 55만명, 호출근로가 77만4천명 정도로 집계되는데 여기에는 제조업 사내하청이 포함되지 않는다. 2008년 노동부 통계에는 사내하청이 36만8천명으로 집계된 바 있는데 이 통계는 300인 이상 원청 사업장이 대상이고 그나마 2차와 3차 하청은 제외돼 있다. 실제로는 간접고용이 최소 100만명 이상이라는 게 비정규노동센터의 추산이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임금 비율이 46.2%로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사실도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정규직 평균 임금은 266만원인데 비정규직은 123만원 밖에 안 된다. 전체 노동자 평균은 195만원이다. 지난해 정규직은 11만원이 올랐는데 비정규직은 3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10년 전인 2000년까지만 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가 73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43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공공기관은 오히려 비정규직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공공행정 국방 분야의 경우 정규직이 3300명 줄어든 가운데 파트타임이 5만명이나 늘어났고 기간제도 3만명 이상 늘어났다. 교육서비스와 보건사회서비스 분야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동시에 늘어났다. 모든 분야에서 기간제와 파트타임이 크게 늘어났고 파견근로와 용역근로 등 간접고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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