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구성원 스트레스 조직이 관리해야 한다’
LG경제연구원 ‘구성원 스트레스 조직이 관리해야 한다’
  • 김연균
  • 승인 2011.06.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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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 내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면서 구성원 스트레스 관리가 기업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될 전망이다.기업이 구성원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와 관리 방안을 살펴본다.

1996년 미국 정신과 협회는 ‘Hwa-byung(화병)’을 한국인들의 독특한 스트레스성 질환이라고 공인했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참고 인내하다가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세를 일컫는 화병, 놀랍게도 취업포탈 커리어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83%가 화병을 앓아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중 32.4%는 화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퇴사를 한 경험이 있다고도 한다. 스트레스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정신질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내 남녀 직장 가입자 정신질환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을 겪은 남성 직장인은 2000년 16만 3,213명에서 2007년 21만 1,29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하였고, 여성 직장인은 2000년 4만 8,634명에서 2007년 14만 1,338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꼭 질환이 아니더라도 회사 밖에서는 활기찬 상태지만,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직장인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는 직장인의 62.9%가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자기 관리나 자기 돌봄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점심 시간을 쪼개서 요가를 하는 직장인이나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건강을 챙기는 직장인, 또 명상 수련원을 찾는 직장인들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개인의 몫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트레스 관리가 HR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본고에서는 기업이 구성원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와 스트레스 관리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점점 더 이슈화되는 ‘스트레스’예전에도 스트레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스트레스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영 환경은 점점 더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으로 변하는 반면 개인 가치관은 웰빙(Well-being)이나 건강(Wellness), 행복 등을 추구하면서 그 간격(Gap)이 점점 커지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지는 경영 환경

성과 압력 가중

성과주의 확산에 따른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경쟁의 범위가 글로벌화되면서 안정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항상 남들이 하지 않은 것, 창의적 솔루션 제시를 위해 고민해야 하고 설령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 하더라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기대하는 성과 기준은 더 높아지고, 또한 지속적으로 새로운 성과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 불안감 심화

날로 심해지는 고용 불안감도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 예전에는 평생 직장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용 불안감이 그리 높지 않았다. 일정 성과만 내면 회사에서 정년 퇴직이 가능했고, 퇴직 후에는 퇴직금으로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40대만 되어도 지금 다니는 회사를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이다.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물가도 오르는 상황 속에서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정년이 40대~50대 초·중반으로 내려가다보니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인 관계 스트레스 증대

조직 내 상하 및 동료간의 대인 관계의 변화도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이다. 예전에는 위계적 관계가 강했기 때문에 무조건 상사의 말에 따르고 아랫사람은 복종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물론 위계적 관계에서도 관계 스트레스는 발생하지만, 위계 질서에 따라 어느 정도 복종하는 것이 조직 내 질서였다. 반면 최근 조직이 수평화되면서 관계 역량이 점점 중시되고 있다. 즉, 상사, 부하, 동료등 360도로 챙기고 잘 보여야 할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07년 온라인 취업포탈 사람인과 온라인 리서치 전문기관 폴에버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9%가 업무보다도 관계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심지어 취업포탈 커리어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2.2%가 ‘직장 후배의 눈치를 봐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해, 예전과 달리 부하 직원들로 인한 상사들의 스트레스 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 차원의 방어기제 강화

반면 최근 개인들은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성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어느 한쪽에 치중되기보다 개인의 삶, 가정, 직장 모두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기를 원한다.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자신의 취미 생활을 하거나,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여가 시간에 여행을 다니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챙기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활동들을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심화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다른 삶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면 이직을 하거나 일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거나 또는 일의 양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경영 환경의 변화 상황과 개인 가치관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지면서 스트레스는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 기업이 해야 하는 이유는?

스트레스는 개인이 알아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다.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는 조직의 성과와 큰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스트레스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는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스트레스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첫번째 이유는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기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키스-도슨 법칙(Yerkes-Dodson Law)’은 스트레스 수준이 기업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고 있다. 즉, 성취 동기가 너무 강하면 과도한 스트레스가 생겨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 성과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성취 동기가 너무 낮아도 집중력이 약해져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나타났듯, 과도한 스트레스는 구성원들의 부정적 태도를 높이고, 희망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은 약화시킨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많은 조직의 경우 생산성이 저하되거나 구성원 이직률, 의료비 비용, 윤리적 문제, 업무상의 사고로 인한 비용 발생 등이 높아진다고 한다.1 이처럼 구성원스트레스 수준이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 보니, 스트레스 관리가 단지 개인에게 떠넘길만한 이슈는 아닌 듯 싶다.

결정적 순간의 스트레스 내성이 성과를 좌우한다

결정적 순간의 스트레스 내성 또는 심리 싸움이 성과를 좌우한다는 점도 기업 스트레스 관리의 필요성을 키운다. 한국 체육과학 연구원의 김병현 수석연구원은 그의 저서를 통해 높은 성과는 뛰어난 역량 외에도 치열하고 압박감 높은 상황 속에서도 평정심을 찾고 몰입할 수 있는 스트레스 내성에 의해 좌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예를 들어 김연아 선수는 심리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올림픽과 같은 중요한 시합에서 극도의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중요한 경기일수록 전문 기술뿐 아니라 심리적 요소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들은 심리 훈련을 병행한다고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산업 환경에 있거나, 또는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의사 결정 상황에서 구성원, 특히 리더들은 최고 수준의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때 스트레스가 너무 과하면 오랫동안 준비하고 쌓아온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게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기업은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상황 속에서도 올바른 판단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심리 강화 훈련에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구성원 회복 탄력성이 강한 조직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시련이나 고난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인 ‘회복 탄력성2’이 기업 역량이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기업이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앞으로 스트레스는 점점 더 많아지면 많아졌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기업이 스트레스의 요인들을 모두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한 연구3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다 제거할 수 없고, 다만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을 훈련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도 다시 빠른 시간 안에 이를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는, 탄력성이 높은 사람 또는 조직이 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훈련을 통해서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과 조직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활동에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구성원 스트레스 요인은 조직 안에 있다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요인이 대부분 조직 안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기업이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외면하기 어렵게 한다. 예를 들어 리더나 동료 등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과업 스트레스, 일하는 방식, 일하는 환경 등이 주요한 스트레스 요인이며, 이는 모두 HR의 이슈이기도 하다.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들은 제도적 변화나 리더들의 리더십 성찰이 선행되지 않고는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기도 힘들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나라 많은 기업들이 스트레스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는 듯 하다.

예컨대 한 구성원이 심각한 스트레스로 질병을 앓거나 휴직을 하게 되면 리더가 자신의 리더십을 되돌아보거나 또는 HR에서 해당 조직의 스트레스 원인이 있는지 살펴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보다, ‘혼자 스트레스 받나? 그런 정신으로 무슨 일을 하겠어?’라며 개인의 나약함으로 원인을 돌리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구성원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살했다고 하면, ‘해당 구성원이 우울증을 앓았다’며 자살의 원인을 개인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설령 우울증이 있었더라도 우울증이 발생한 원인을 들여다보면 직장 내에서의 스트레스 요인이 발견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구성원의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기업은 먼저 그 조직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리더십의 문제인지, 일하는 방식이 잘못되었는지 살펴본 후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직접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스트레스 관리, 무엇부터 시작할까?기업 차원에서 스트레스 관리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스트레스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인식하고 스트레스 관리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이슈임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가 사람에 대한 투자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하에서는 HR 제도적 측면과 리더십 측면으로 나누어 기업이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활동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았다.

HR의 몫

기업 내 심리 상담실 운영 등을 통해 스트레스가 과도한 구성원들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차원에서 기업 내 심리 상담실을 운영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아울러, 의료비 지원의 일환으로 상담 관련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고려해볼 수 있겠다. 스트레스 관리 차원에서 상담실 운영과 더불어 시작해야 할 활동은 다음과 같다.

리더의 스트레스 관리부터 시작해야…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은 무엇보다도 리더층에 우선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리더가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져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조직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리더들은 성과에 대한 압박이 더욱 강해지는 반면, 사회적 지위로 인해 힘들다는 것을 토로할 상대가 없어 늘 외롭다는 점도 리더의 스트레스 관리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고립감을 느끼면 불안이나 우울감이 더 극대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가족, 친구, 동료에게 의지하기 힘든 리더들에게는 전문가와의 접촉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그 방법으로는 심리 상담가나 코치의 활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상담실을 마련해놓는 서비스는 사실 직급이 높은 리더들에게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회사 내 지위로 인해 상담실을 드나들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리적 스트레스 강도가 높다면 전문 심리 상담가를 일대일로 붙여줘서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게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스스로 관리하고 적극적으로 해소하도록 돕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는 보통의 임원의 경우,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요인들을 스스로 적절히 풀어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코칭도 효과적이다. 코칭은 리더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완화에도 효과적이며, 코치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스 요인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측면에서 그 효과가 지속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상담을 받는 것보다 코칭을 받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 측면에서도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이 둘을 적절히 병행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LG Display는 임원 대상 코치 풀(Pool)안에 심리 상담 전문가들이 있다. 피코치자인 임원이 여러 가지 문제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너무 높다고 판단되면 심리 상담 전문가인 코치를 배정하여 상담 기반의 코칭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리더들이 극한 상황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도록 하는 심리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리더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

상담실 운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전에 스트레스 요인들을 제거하거나 줄여주기 위한 노력도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조직 역량 수준을 진단하듯, 구성원 스트레스 수준도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스트레스 요인들을 찾아내서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때 스트레스 요인 파악은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사람들이 표면적으로 나타내는 불만과 심층적인 원인이 다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휴일 근무나 심야 근무가 잦은 IT 관련 직종 구성원들이 ‘휴일 근무나 심야 근무가 힘들고 싫다’고 해서 안할 수는 없다.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요인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다든지, 제때 휴가를 갈 수 없다든지, 또는 새벽에 퇴근했다가 다시 늦은 오전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등의 이유를 심층적으로 찾아봐야 한다.

리더의 몫

HR에서 스트레스 관리에 대해 적극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리더들의 변화이다.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취업포탈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을 울컥하게 만드는 대상은 주로 직장 상사인 것으로 조사되었다(77.7%, 복수 응답).

따라서 조직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기 위해서는 리더가 자신의 리더십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때 리더가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나는 부하 직원들에게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구성원 누군가가 자신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아팠다던가,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상사로 기억되길 바라는 리더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의 기본부터 자신의 리더십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 되어야…

리더들이 부하들에게 주는 스트레스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리더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스킬과 태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우선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기 위해 리더는 많이 들을 필요가 있다. 훌륭한 리더는 전체 회의 시간 중 70%의 시간은 듣고, 20%의 시간은 적절한 질문을 하고, 10%의 시간은 내용을 정리하고 업무를 지시하는데 쓴다는 말이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늘어 놓는 리더가 아니라, 부하 직원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들어주는 리더가 될 필요가 있다. 일단 듣기 시작하면 상호간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듣고 말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서로에게 불필요한 오해도 줄어들 수 있다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한가지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감정의 선을 자극하지 말고, 전달해야 할 내용이나 사실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점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더가 비판과 불만을 적절한 방식으로 전달하지 못할 때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4 리더들에게 커뮤니케이션 관련 피드백을 하면 마치 부하 직원들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 하라는 내용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무조건 듣기 좋은 소리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리더가 필요할 때는 부하 직원의 역량이나 성과에 대해 챌린지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리더들이 감정을 앞세우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밖에 못했어?’, ‘도대체 뭘한거야?’는 감정이 실린 말로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되거나 반발심을 초래한다.

그러나 동일한 상황에서 ‘고생했어. 그런데 이런 것이 부족하니 이런 것을 더 하면 좋겠다’, ‘이런 부분이 보완되면 더 좋은 보고서가 될 것 같다’라고 말을 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의 느낌이 전혀 달라질 것이다. 말을 하기 전에 내가 이렇게 말하면 괜히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닐까 한번 더 생각하고, 급한 마음에 혹시 말실수를 했다면 대상이 부하 직원이어도 꼭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구성원들에게 진정한 관심을…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리더들이 부하 직원들의 개개인에게 애정어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원은 어떻게든 표가 나기 마련이다(<그림> 참조). 관심과 관찰을 통해 스트레스가 과도한 구성원을 파악하고, 먼저 다가가서 도와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말을 안해서 몰랐다’는 것은 리더로서 무책임한 말이다.

하룻동안 배우자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지 전혀 몰랐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관심과 관찰을 통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구성원을 발견했다면, 그들의 문제에 집중하고 어려움을 공감해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구성원이 ‘이런 일로 요즘 어렵습니다’라고 힘들게 털어 놓았는데, ‘겨우 그것 가지고…나는 왕년에 말이야…’라고 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제프리 페퍼는 ‘이제 모든 경영자들은 숫자보다도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과 최고 경영자들은 구성원에 대한 웰빙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기업이 사람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서 기업의 성과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구성원 개개인의 웰빙에 눈을 돌려서 그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많이, 부지런히, 죽어라 일하기보다는 적절한 긴장감과 여유가 있을 때 비로소 몰입, 창의성, 고성과 등이 가능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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