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컨택센터 업계 ‘관망’ 주류
상반기 컨택센터 업계 ‘관망’ 주류
  • 김연균
  • 승인 2011.07.11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산콜센터를 방문해 상담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컨택센터 상반기 결산

공공 최저가 입찰 여전, 상담사 역량 강화 이슈

2011년 7월, 대부분의 컨택센터 운영 업체들이 상반기 결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결산을 마무리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장마철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규모를 앞세운 몇몇 업체의 매출은 향상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컨택센터 활용 분야가 포화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크게 늘지 않을 전망된다. 대다수 컨택센터 운영 업체들이 신규 수주보다는 기존 고객사 유지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최고 입찰 시장이었던 한국전력 고객센터 입찰에서 최저가 과열 경쟁이 다시 붉어지면서 여러 업체에 분산되어 있던 개별 고객센터가 한정된 업체에 집중되는 경향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누출 사건이 떠지면서 고객센터 운영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전반적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컨택센터 분위기는 ‘관망’이 대세다. 일부 업체의 매각설이 나돌 만큼 낮은 자세로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적이 업계를 평가하는 구조적 특성상 신규 수주 및 신규사업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감지되고 있다. 교육, 컨설팅, 해외 진출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상반기 주요 이슈

공공기관 최저가 입찰 되풀이

올해 3월 입찰에 들어간 한국전력 고객센터 입찰에서 최저가 입찰 문제가 재현되면서 건강보험공단의 선례를 묵살하는 오점을 남겼다. 결국 업체간 과당 경쟁을 유발, 업계 발전을 저해하는 저단가 입찰 관행이 계속됐다.

한전은 입찰평가 항목 중 가격점수 비중을 작년 제시한 10점에서 20점으로 배정했다. 대형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컨택센터 공급 기업이 한정적이고 기술력의 차이가 없다면 낙찰은 결국 가격 단가에서 결정지어질수 밖에 없었다.

금감원 ARS 개선방안 발표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ARS 운영관련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6월말까지 권고 완료 시점을 지정했다.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 금융회사 및 컨택센터 공급업체들의 반발 목소리가 높았다.

개선안 수용시점 까지 주어진 시간이 2개월밖에 되지 않아 짧은 시간 안에 만족스러운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개선방안 발표 전에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탓이다.

금감원의 개선방안은 상담원 연결까지 대기 시간이 길고 주민등록번호 강제 요구 등 고객의 불편함이 있다는 이유에서 제시됐지만 기존 시스템을 바꾸고 신규 상담인력을 채용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상당히 부족했다.

한편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기존 상담원들이 업무 혼선을 초래해 상담 능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간접 강제 수단으로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준수여부를 점검해 ‘소비자 보호우수금융회사’ 선정시 평가항목에 반영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경제적 파급효과 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컨택센터 유치에 열을 올렸다. 최근 2년 동안 많은 컨택센터들이 지방으로 이전했고 부산과 대전의 경우 1만석을 돌파했고, 대구도 곧 1만석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택센터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우선 인건비로 1인당 연간 2,000만원이 발생한다. 또 1석당 약 800만원 정도의 IT 관련 시설 설치비, 1석당 연간 90만원 정도의 건물임대수입 등이 창출된다.

컨택센터 주변은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상권발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1,000석 정도의 컨택센터 유치 및 신설 시 289억원의 경제유발 효과가 발생, 중소 제조기업 55개를 동시에 유치하는 효과와 맞먹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담사 역량 강화 교육 붐

‘우수상담사 육성’은 필연적인 과제로 여겨진다. 컨택센터 운영 전문기업 대다수가 CS사업에 투자를 확대했다. 컨택센터 최접점에 최적의 인적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고객사 뿐만 아니라 고객의 만족도 또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은 자체 CS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해 별도 사업부를 운영,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모델을 창출하기도 했다. 상담사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은 높은 이직률과도 연관이 있다. 교육과 더불어 개인과 조직의 조화를 위해 ‘SNS를 통한 관리’, ‘감성적 관리’, ‘비전제시’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컨택센터 전망과 한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의 컨택센터는 단순히 고객 응대 서비스를 위해 존재하는 등 그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기업들은 높아지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자체들은 고용창출과 인구 유입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컨택센터는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커 청년실업의 해소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굴뚝 없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들은 기업의 컨택센터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보조금 지원과 세금할인 혜택 등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제활성화라는 지자체의 목적과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앞으로 컨택센터산업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컨택센터가 고용률 상승에는 파급효과가 크지만 ‘안정적’ 직장 확보라는 문제는 영원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일단 종사자 상당수가 젊은 여성이지만 ‘짧은 근무 기간’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확보가 용이하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그동안 실업자가 많았다는 반증”이라며 “이들마저도 결혼을 앞두고 퇴사하는 경우가 많아 쌓인 경력이 무용지물이 돼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고객의 불만을 이해하려면 사회 경력이 중요한데 경력이 쌓이면 그만 두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의 빛고을 고객센터와 같은 컨택센터 전용빌딩을 만들어 보육시설까지 갖춘 뒤 고급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자는 제안은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업계 종사자들도 경력 단절에 구조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한 종사자는 “능력에 따라 급여가 차등 지급돼 어느 정도 만족하는 편이지만 장기간 일할 직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하루종일 일하면 150통에 가까운 전화를 받기도 하는데 불만의 목소리만 듣다 보면 그런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