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50세 이상 고령층 노동인구 증가
영국, 50세 이상 고령층 노동인구 증가
  • 신동훤
  • 승인 2011.08.0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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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50세 이상 노동인구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노총(TUC)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92년의 경우, 50세에서 64세 사이 연령층 가운데 노동시장에 참가한 비율은 56.5%였으나 지난해 12월말 현재 그 비율은 8.4% 증가한 64.9%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64세 이상 연령층 중 노동시장 참가자 비율 역시 5.5%에서 9%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조사 결과를 두고 영국노총은 “노동시장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갖고 있는 고령노동자들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이고, 정부가 법정 퇴직연령제(남자 65세, 여자 60세)를 올 10월부터 폐기하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옳은 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브렌든 바버 위원장은 퇴직연령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점도 함께 지적했다. 그는 “저임금과 빈약한 연금제도(특히 민간부문에서)가 많은 사람들이 65세에 퇴직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면서 “사용자들은 직원들이 퇴직 후를 대비해 저축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실패함으로써 연금 수급자 빈곤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은 일을 하고 있는 50세 이상 연령층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일하기를 원하지만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 볼 중고령층 고용네트워크(The Age and Employment Network: TAEN)* 대표는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50세에서 64세 사이의 인구 350만 명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며 “이들의 적지 않은 수는 실망실업(혹은 잠재실업, hidden unemployment)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얻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구직활동을 중단해 실망실업자군으로 포함된 중고령층의 문제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볼 대표는 “55세 이상 인구의 4분의 3 가까이가 퇴직연령을 넘겨서도 일하기를 계획하고 있음에도 현재로서는 그보다 훨씬 적은 수의 고령층만이 실제 그런 기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65-69세 인구의 오직 20%만이 고용상태에 있다. 볼 대표는 “이는 국민연금 수령 연령까지 일하기를 원하는 많은 노동자들의 선호가 부합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아주 소수의 사용자들만이 이런 종류의 유연한 노동패턴과 고령 노동자들에게 적합한 유연한 퇴직제도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영국노총은 이 보고서에서 중고령층 고용이 늘어난 반면 청년층 고용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1992년 4월의 경우, 16-17세의 48.8%가 고용상태에 있었는데, 2010년 12월까지 그 비율이 23.6%로 떨어졌다. 18-24세 인구의 3명 중 2명(65.8%)은 1992년 4월 현재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 역시 2010년까지 58%까지 떨어졌다.

보고서는 이는 청년층이 불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도 있지만 고등교육 기간이 연장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청년층 실업문제의 책임을 고령층에게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브렌든 바버 위원장은 “청년층 일자리 위기의 가장 큰 이유는 청년층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연령대를 불문하고 전체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으면 경제는 더 많이 발전할 것이고, 이에 따라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바버 위원장은 “미래일자리기금(Future Jobs Fund)과 교육유지수당(education maintenance allowance) 폐지, 그리고 대학등록금 인상은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고령층 고용네트워크(The Age and Employment Network: TAEN)는 중고령층의 구직, 경력개발, 훈련, 진로모색 등을 돕는 독립적인 기구이다. (홈페이지: http://www.taen.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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