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 산업ㆍ업종 불문하고 확산
사내하청, 산업ㆍ업종 불문하고 확산
  • 강석균
  • 승인 2011.10.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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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채용 및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


일부 기업의 경우 정규직 보다 사내하청근로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하청이 자동차, 철강, 전자 등 제조업뿐 아니라 호텔, 유통업체, 대학, 병원, 은행, 정보통신업체, 공기업 등 국내 주요 산업군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자리를 넓여가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10년 300인 이상 사업장 사내하도급(하청) 현황’ 자료를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 1939곳 가운데 41.2%인 799곳에서 사내하청을 쓰고 있었고, 전체 183만여명 가운데 15.1%인 32만여명이 하청노동자였다. 하청을 쓰는 799곳의 노동자는 132만여명으로, 하청노동자 비율이 24.6%에 이른다. 사업장당 하청업체수는 평균 11개였고, 하청업체당 평균 노동자수는 38명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과 자동차가 100% 사내하청을 쓰고 있고, 다음으로 철강(87.1%), 기계(76.9%), 금속(68.8%), 화학(68.5%), 사무(61.0%), 전자(60.6%), 전기(58.0%), 판매(50.6%), 기타(30.0%), 서비스(29.1%) 순이었다.

정규직보다 사내하청이 많은 사업장은 포스코, 커피빈코리아, 대한조선, 쌍용양회 동해공장, 효성 울산ㆍ구미1공장, 한국암웨이, 롯데햄, 롯데쇼핑, 케이티텔레캅서비스, 농협목우촌, 하이트맥주 등 모두 48개였다.

이 가운데 공기업으로는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보안검색 업무까지 사내하청을 활용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전체 6839명 가운데 86.4%인 5936명을 하청으로 써 비율이 가장 높았고, 한국도로공사가 1만1613명의 63.0%인 7311명, 한국마사회는 3093명의 63.0%인 1948명,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는 1462명의 50.3%인 736명이 하청노동자였다.

이 가운데 하청노동자 비율이 30% 이상에 이르는 사업장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50% 이상인 4곳 외에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43.7%), 국민건강보험공단(35.0%), 한국지역난방공사(34.9%), 한전 서울사업본부(33.0%), 대한송유관공사(31.1%),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30.9%),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30.4%), 부산지하철을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30.1%)가 있다.

이런 사내하청 확대는 대기업의 채용률 둔화와 일자리 창출률 약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사내하도급 활용 실태와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사내하청 활용 사업체가 미활용 사업체에 견줘 일자리 창출률이 1.9%포인트 낮고, 채용률도 15.2%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나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막아 양극화로 인해 심각해지고 있는 사회적 불만을 완화시켜야 하는 것이 공공부문의 역할인데도 우리는 정부의 공기업 경영혁신 지침 등으로 인해 거꾸로 가고 있다”며 “공공부문부터 적정한 임금과 근로조건을 보장하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는 모범적 사용자여야 한다는 인식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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