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장기업 100곳 임원 보수 49% 증가… 노동자는 불과 2.2%
영국, 상장기업 100곳 임원 보수 49% 증가… 노동자는 불과 2.2%
  • 박규찬
  • 승인 2011.11.2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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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FTSE 100 회사들의 임원 보수가 2010년에 49%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동자들 평균 연간 임금인상률은 2.2%로 같은 기간 소매물가 인상폭(5.2%)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소득데이터서비스(Incomes Data Services: IDS)는 최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임원들의 1인당 연간 보수는 급여와 보너스, 여타의 인센티브를 합할 경우 270만 파운드(한화 약 48억 6천만원)에 달했다. 월급은 3.2% 증가해 다른 일반 노동자들의 증가폭보다 1% 포인트 높았지만, 보너스는 무려 23%가 인상돼 평균 90만6천 파운드(한화 약 16억3천만원)에 달했다.

IDS 는 “노동자들이 실질임금 삭감과 그들의 생계수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는 요즈음 상장 기업들이 임원들에게 이처럼 엄청난 보수를 지급한다는 것을 정당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치는 과도한 이사회 임원 보수에 관한 논쟁에 기름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9월, 산업경제부 장관 빈스 케이블은 임원 보수 등에 관한 심의에 착수했다. 빈스 케이블 장관은 9월16일 자신이 속한 자유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기업 임원들의 보수와 장기적인 업무 성과 사이의 괴리는 보수체계가 제기능을 하고 있지 않거나 회사 관리방식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그는 주주들에게 임원 보수의 투명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상장 기업 임원들에게 연봉, 연금, 보너스 등을 포함한 총수입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DS의 자료에 대해 영국 노동계는 제도개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노총(TUC)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임원들과 나머지 노동자들 간의 임금격차가 성과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이러한 믿기 힘들 정도의 불평등한 격차를 허용하는 현재의 회사법 시스템의 개혁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150만 조합원을 조직하고 있는 영국 내 최대노조인 유나이트 역시 논평을 내고 “이 자료는 임원진들의 삶이 일자리를 지키고 치솟는 에너지비용, 식료품비, 교통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삶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이는 왜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남용사례를 눈 감고 있는 정부에 반기를 들고 세인트폴 성당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지를 정확히 설명해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FTSE 100은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주식 중 시가총액 순서대로 100개 기업의 주가를 지수화한 종합주가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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