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고객센터 계약금액 하향 압력
한전고객센터 계약금액 하향 압력
  • 김연균
  • 승인 2012.06.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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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비 제외 마진 포기 결과와 진배없어
온갖 잡음이 일던 한국전력공사 고객센터 통합 운영이 KTIS 품으로 넘겨졌다. 그러나 계약 과정에서 낙찰가보다 2~3% 낮은 가격에 계약 체결이 강요됐다는 후문이 일면서 “고객사의 횡포에 공급 서비스 사업자만 죽는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한전 고객센터는 입찰 공고부터 업계 이슈였다.

올해 5월 31일로 계약이 만료되는 서울, 인천, 광주전남, 부산, 경남, 제주 등 6개 고객센터를 하나의 공급서비스 업체에 통합해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력규모 480여명, 운영예산은 300억원이 넘는 대형 입찰, 말 그대로 ‘로또 대박’을 꿈꿀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업계에는 갖가지 소문이 돌았다.

우선 기존 운영 사업자인 그린CS, 유니에스, KTIS 중 어느 업체에 낙찰이 될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했다. 3개 업체 모두 컨택센터 산업을 이끌고 있는 업체여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린CS의 경우 광주전남, 부산 고객센터 운영 사업자로 142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었다. 1998년 설립, 대전을 기반으로 한 그린CS는 한전 검침센터 운영까지 하고 있어 한전과의 인연이 돈독한 상태였다.

유니에스는 HR서비스 업계의 오랜 선두기업으로 서울, 경남, 제주 한전고객센터에 가장 많은 264명의 상담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KTIS는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으로 KT그룹의 브랜드 파워, 전국적 유무선통신망을 갖춘 업체이다. 인천 고객센터(75명) 한 곳의 운영을 맡고 있었지만 이 업체의 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한전이 사업수행 용이성평가에 ‘지사망 구축’을 배점 항목으로 포함시키면서 KTIS의 위세는 더욱 높아졌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사업 수행 실적이 대동소이한 평가를 받았다는 전제하에 이번 입찰에서 신규 배점 항목이 추가된 부분은 KTIS 만을 위한 배려”라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한전은 ‘서울·인천·경기’, ‘전북·전남’, ‘부산·경북·경남·제주’ 3개 권역에 본사 또는 지사가 있는 경우 3점을 부여했고 ‘서울’에 본사, ‘부산·경북·경남·제주’에 2개 지사, ‘전북·전남’에 지사가 있는 경우 2점이 주어지도록 배점 조건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한전의 사외이사, 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임원이 소속된 업체가 2곳이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업체가 내정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한전은 KTIS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한전은 더 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KTIS가 제안한 입찰 단가가 아닌 2순위 업체인 KTCS의 입찰 단가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압력이 있었다는 뒷얘기가 새어 나오면서 ‘동반성장’을 운운하는 정부의 대표 공기업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들게 하고 있다.

1순위 업체의 단가를 하향 조정한다는 것은 결국 상담사 직접비는 고정비로 책정하고 공급사업자의 일반관리비와 마진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단일 고객센터 운영보다 전국 통합 운영에 들어가는 관리비용이 2~3배 늘어날 것이 뻔한 현실”이라며 “관리비용 부담은 결국 마진을 대부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상담사에 대한 재투자 여력이 없어질 경우 상담의 질이 나빠질 것이고 한전은 KTIS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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