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수출·내수 동반 침체로 기업 체감경기 급락
전경련, 수출·내수 동반 침체로 기업 체감경기 급락
  • 강석균
  • 승인 2012.06.2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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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7월 전망치 원지수는 89.7로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6월 실적치(90.4) 역시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유럽發 금융위기가 전세계 실물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입고, 아울러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 등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민간소비가 위축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위기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이 심각하다는 것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업들은 우선 현재의 위기가 이전의 위기들과는 달리 모든 국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세계경제의 엔진 역할을 맡을 나라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기 해법과 관련한 유로존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이를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것 역시 부정적 요인이다. 이에 따라 경영상의 어려움이 한동안 지속되리라 예상하는 기업들의 심리가 지수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의 경우 그리스와 함께 스페인이 위기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정책을 지지하는 신민당의 승리, 스페인에 대한 1,000억 유로 지원 소식 등에도 스페인 국채 금리는 급등하여 전면 구제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스페인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함께, 유로존의 전반적인 경기 악화에 따른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지난 4월 유로존 17개국의 실업률(평균 11%)이 '9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고, 강력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로존 경제를 지탱해온 독일마저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44.7로 떨어졌다.

중국은 자국 최대 수출시장('11년 전체 수출의 18.7%)인 유로존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8.1%에 그쳤으며, 5월 제조업 PMI는 전달보다 2.9p 낮은 50.4를 기록, 6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또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경상수지는 '08년 4분기 이후 최악인 1,373억달러 적자를 기록하였으며, 지난달 실업률이 마의 8%선을 깨지 못하고 8.2%로 반등하는 등 고용지표에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중국, 미국, EU 등 한국의 주요 수출시장이 모두 흔들리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은 3∼5월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수출 감소세가 3개월 넘게 이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이었던 '0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무역수지는 계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경기침체로 수입이 함께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있다.

한편 유럽위기에 따른 우리 경제의 저성장세는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를 가로막아,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로 고통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쳤고,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민간의 실질구매력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고용(100.7)을 제외한 내수(97.6), 수출(97.9), 투자(97.6), 자금사정(93.3), 재고(106.2), 채산성(93.4)이 부정적으로 전망되었다. 업종별로는 경공업(88.2), 중화학공업(88.0) 등 제조업(88.0)과 서비스업(92.0) 모두 부진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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