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산업 이슈]“대한민국 병원산업 생태계 위태”
[병원 산업 이슈]“대한민국 병원산업 생태계 위태”
  • 김연균
  • 승인 2013.06.1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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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형병원 제외하면 생산성 매우 저조

병원산업의 생태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병원 분야는 전체 의료산업 시장의 80%에 달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의료산업 전체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상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병원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5월31일 한국보건행정학회가 개최한 ‘박근혜정부 보건의료 정책방향과 향후 과제’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기업생태계 건강성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아이안사이티 교수의 생산성·강건성· 혁신성 측면에서 우리나라 병원산업을 조명했다.

생산성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경영 역량을, 강건성은 생태계 진입과 퇴출의 원활함을, 혁신성은 새로운 결합을 통한 새로운 분야 창출과 생태계 확장 능력을 나타낸다.

그에 따르면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들은 생산성이 매우 취약하다. 저수가와 자본비용 조달 경로의 제한으로 특히 중소병원의 경우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강건성도 좋지 않다. 의료기관 설립 규정으로 진입이 쉽지 않고 도태된 법인 의료기관의 퇴출구도 봉쇄돼 있다. 또한 의료 서비스 질에 의해 진입과 퇴출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양적 경쟁 속 비급여 진료 비율에 따라 성공여부가 갈린다.

그는 특히 혁신성 측면의 심각성을 짚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생존에 급급해 새로운 성장 모델 개발과 추진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병원산업 생태계는 한계점에 와 있다. 의료산업에서 가장 큰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의 고용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고용은 증가하고 있으나 의료기관 당 고용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단순히 개별 병·의원 도산이 아니라 우리나라 병원 전체의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는 물론 국민들 역시 이러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못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병원산업 건강성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가장 먼저 의료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을 꼽았다. 의료비용을 소비가 아닌 투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간 의료를 소비 관점으로 바라보며 지출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많았다. 하지만 의료비용이 미시적으로는 노동력을 향상시키고 거시적으로는 국민의료비 감소를 통해 경제 전체 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 의료를 투자 개념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민간자본 참여와 자본조달 기전의 다양화를 통한 경영 역량 제고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민간자본 참여를 활성화하고 지난 정부에서 실패했던 의료채권 등 투자재원 조달의 합리화가 이뤄진다면 이는 의료계의 회계 투명성 제고의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 외 ▲질 향상 구축 및 가치 사슬의 확대 ▲병원 중심의 클러스터를 통한 R&D 혁신 ▲독립부처 설립을 통한 정책의 수평적·수직적 동기화 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방안의 실현을 위해서는 의료계와 병원계 지도자들의 미래지향적인 리더십이 다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의료계 스스로 변화에 앞장서지 않는다면 5년 뒤, 10년 뒤 맞게 될 의료의 미래는 현재보다 암울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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