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 박옥희 판사는 하청업체의 임금체불에 대한 원청업체의 연대책임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중 제44조의2 제1항의 위헌 여부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고 26일 밝혔다.
한 중소 건설업체 이사 강모(49)씨는 지난해 신축공사 하도급을 맡긴 업체가 체불한 임금 약 2천532만원을 하청업체와 연대해서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위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을 맡은 박 판사는 건설업에서 두 차례 이상 공사도급이 이뤄졌을 때 하청업체(하수급인)가 해당 건설공사에서 고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할 경우 원청업체(직상수급인)가 하청업체와 연대해 체불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결정문에서 "'하청업체가 사용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하청업체가 근로자와 정한 임금 지급 기일에 임금을 주지 못한 경우 혹은 근로기준법 36조에 따라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때부터 14일 이내 임금을 주지 못한 경우로 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청업체가 언제까지 하청업체 고용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형사 책임을 지거나 지지 않는 것인지도 법률 규정상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판사는 근로기준법 36조에 따라 하청업체 고용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원청업체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으면 무조건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규정이 과잉금지나 자기책임의 원칙에도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판사는 "원청업체가 직접 고용하지 않은 근로자의 사망 혹은 퇴직 사실과 지불해야 할 임금 액수를 정확히 알고 이를 지급하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하청업체 고용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사실과 임금 액수를 언제 알았는지에 따라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 시기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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