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없다”던 한국지엠, 군산공장 1100명 감원안 노조 통보
“구조조정 없다”던 한국지엠, 군산공장 1100명 감원안 노조 통보
  • 이준영
  • 승인 2014.01.25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일부 정규직을 포함해 ‘1100명 감원안’을 노동조합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 선언 당시 “한국 군산공장의 구조조정은 없다”던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는 24일 “사측이 현행 주간연속 2교대제를 1교대제로 전환하고 이에 따라 1100명 정도의 인원이 감소될 것이라는 계획을 노조에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23일 한국지엠 군산공장에서 진행한 노사협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노사협의는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 16일 열린 노사공동위원회에서 1교대제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한 사측의 세부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지엠의 군산 사업본부 관계자는 “(1100명 감원이 이뤄질 경우) 일부 정규직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사협의 중인 사안이라 구조조정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군산공장에는 정규직 1700명, 사내하청 1100명, 사무직 300명 등 총 3100명이 근무하고 있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사내하청 노동자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1만100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외부 협력업체의 일감이 줄어드는 등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군산지회는 이번 노사협의에서 내년 초 출시 예정인 ‘크루즈’ 차량의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에 들어가는 범퍼, 트렁크를 상하이지엠에서 역수입하려는 사측의 계획에 대해서도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지회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생산물량이 부족한데 생산비용이 싼 중국 지역의 부품 비중을 높이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측은 부인해왔지만 군산공장의 인적 구조조정은 예견돼왔다. GM 미국 본사는 지난해 12월5일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고 오펠 등 현지 인기 차종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쉐보레 크루즈와 올란도 등 2개 차종을 생산하는 군산공장이 큰 타격을 받는다.

군산공장은 한국지엠의 유럽 수출용 18만대 중 일부를 포함해 연간 24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가 철수하게 되면 군산공장의 수출물량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실제 군산공장은 GM 본사의 주문 감소로 최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동률이 6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사측은 “2014년부터 생산량이 줄어들지만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해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하지만 결국 인원 감축 카드를 내놓고 노조를 압박하게 된 것이다.

사측의 ‘1100명 감축안’에는 다양한 포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노조 측은 해석하고 있다. 사측은 인원 조정 대상이 정규직 노조원보다 비정규직과 하청업체에 집중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규직 노조원에는 큰 피해가 없는 만큼 회사 측 의견에 동의해달라는 뜻이다. 노조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