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없는 정치파업 이제 그만"
"명분없는 정치파업 이제 그만"
  • 이준영
  • 승인 2014.02.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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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이달 말 예정된 민주노총의 국민총파업 동참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에 나서기로 하면서 국내 최대 사업장이 또다시 '정치파업'으로 내몰린다는 노조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철도노조 파업 당시 계획했던 국민총파업을 오는 25일 벌이기로 하고 현대차 노조에도 참여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최근 노조중앙위원회를 열어 파업 참여로 가닥을 잡고 18일 하루 동안 전체 4만7,00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참여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파업에 대해 사측은 물론 노조 내부에서도 "명분 없는 정치파업"이라며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연합동호회는 지난 16일 '지금 우리는' 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내고 "누구를 위한 파업인지 어리둥절하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지금 울산은 45년 만의 폭설로 협력업체 지붕이 무너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모두 피해복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우리 회사의 노조가 찬반투표를 실시하려는 국민총파업은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연합동호회는 또 "전에도 우리와 상관이 없는 각종 파업에 참여해 임금손실 등 피해를 감당해야 했다"며 "누구를 위하는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는 파업을 생각하기보다 힘든 이웃과 고객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눈 피해복구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연합동호회는 울산공장 각 동호회 회장 모임으로 현재 울산공장 66개 동호회가 가입돼 있다. 회원 수가 1만5,000여명에 달하며 대부분 현장 노조원들이 회원들이다.

앞서 10일에는 현장 노동조직인 '길을 아는 사람들'도 유인물을 통해 "시도 때도 없는 '뻥파업'에 끌려다니면 임금과 단체협약 투쟁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정치파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는 "상급단체의 내려꽂기식 정치파업은 철회돼야 한다"며 "발단이 된 철도노조와 공공운수노조도 참여하지 않고 금속노조만 참여하는 25일 총파업에 왜 현대차 노조가 또다시 선봉대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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