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헤드헌팅업체 선호
공기업, 헤드헌팅업체 선호
  • 승인 2003.04.01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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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견 제조업체에서 8년간 수출업무를 해온 박승철(37)차장. 최근
경기가 나빠져 회사의 앞날이 불투명해지자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외
국계 회사로 옮겼다. 경력을 인정받고 연봉도 15%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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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가라 앉으면서 진로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하지만
박 차장 처럼 몸값도 올리며 새 둥지에 안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불
황일수록 경력자를 뽑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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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사냥 업체인 코리아헤드 정철호 사장은 “예전엔 외국계기업들이
주로 인력를 소개해 달라는 주문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선 국내 대기업
들은 물론 중소업체와 벤처기업에서 사람을 뽑아 달라는 의뢰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헤드헌팅 급성장=경기가 불투명하고 인력채용은 줄어들었는데 헤드
헌팅 업체를 활용한 채용 주문은 늘고 있다. 헤드헌팅 업계에선 지난
해 5백억원 규모인 헤드헌팅 시장이 올해는 1천억원대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온라인 채용전문 업체 인크루트가 자사의 헤드헌팅 사이트에 오른 채
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올 1월 채용공고 횟수는 5백10건으로 전월(3백
23건)에 비해 57. 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채용 공고수 2백52. 8건의 두배가 넘었다. 다른
헤드헌팅 업체들도 올들어 기업체의 구인의뢰가 10~20%씩 늘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헤드헌팅 업체에 대한 구인 의뢰가 늘어난 것은 외국계 기업
과 일부 대기업에 그쳤던 구인의뢰가 공기업과 중소.벤처기업들로까
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닥스HR 김세준 사장은 "예전에 임원급을 골라 달라는 주문이 많았지
만 최근 들어선 실무급인 대리ㆍ과장급으로 직급이 점차 낮아지는 추
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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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종이 헤드헌터 표적되나= 중국 전문가.영업.정보기술(IT)은 물
론 최근 인기를 모으는 게임과 모바일 콘텐츠 관련 직종들은 사람이
모자라는 편이다.

특히 세일즈와 마케팅 인력의 경우 불황 때 더욱 인기가 높아진다. 기
업들이 불황을 뚫기 위해 영업력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이 많기 때문이
다.

영업 쪽은 특히 소비재 분야에서 3~5년의 마케팅 경력을 쌓은 전문 인
력들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이 헤드헌터들의 지적이다. 인사나 기획
부문 인력의 수요도 적지 않다.

김세준 사장은 "중소기업들은 불황 때 대기업에서 나오는 인력을 확보
해 사업구조를 뜯어 고치는 경향이 있어 쓸만한 기획인력을 찾는 것
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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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가 둔화하면서 중국에 공장이 있는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겨
냥해 중국 마케팅 전문가들을 찾는다. 한 헤드헌팅 관계자는 "중국 거
래선까지 같이 확보할 수 있는 영업 전문가의 연봉은 1억원이 훨씬 넘
는다"고 설명했다.

게임과 모바일 콘텐츠 개발 인력은 오라는 곳이 많아 몸값이 크게 오
른 케이스. 외국계 회사 전문 헤드헌팅 업체인 에버브레인 컨설팅의
안경옥 사장은 "게임인력은 5~6개 헤드헌팅이 일제히 찾아나서도 사
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황 속에서도 일부 직종의 인력 스카우트 전쟁이 일면서 이름
난 헤드헌터들의 몸값이 올라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선호하는 인력 스타일=기업이 선호하는 인재 유형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자기 업무에 대해 최소 2시간 이상 강의할 수 있
는 등 확실한 전문성을 꼽는다. 오랫동안 자기 업무에서 쌓은 노하우
가 있고 실제로 회사에 이바지한 업적이 뚜렷하면 "추천 0순위"가 된
다.

기존 멤버들과 새로운 팀워크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리더십이나 친
화력에 큰 비중을 두기도 한다.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적임자 1순위로
추천된 어떤 사람은 전 직장의 평판도 조사에서 탈락됐다. 전 직장 동
료가 이기적이고 타산적이란 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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