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둔화로 수출회복세 더딜 수도
제조업 경기둔화로 수출회복세 더딜 수도
  • 김연균
  • 승인 2014.03.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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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중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월 수출이 예상 밖으로 부진한 것이 춘제 연휴(1월31일~2월6일)로 조업일수가 줄어들었고 깜짝 성장세를 보였던 지난해 2월의 수출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1~2월을 합친 수출실적도 전년보다 1.6% 감소했다는 점, 제조업 경기지표 둔화세 등을 감안할 때 수출감소가 구조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수출이 부진할 경우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경제성장률 7.5% 달성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2월 수출감소는 최대 15일까지 연휴가 이어지며 제조업체들의 조업일수가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설인 춘제 연휴는 토요일 대체근무 등을 합쳐 공식적으로는 1주일이지만 대다수 제조업체들이 보름 정도의 휴가를 주기 때문에 2월 수출은 부진할 수밖에 없다. 대신 수입액은 늘게 된다. 특히 춘제 특수로 인한 소비재 수입 증가로 지난달 수입품목 중에는 자동차가 19만7,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50.3%나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춘제 기간에 중국 전역이 휴가 모드에 들어가 제조업체들의 생산이 둔화되며 2월 수출이 감소했다"면서 "대신 1월 수출이 예상보다 늘어난 것은 춘제를 앞두고 수출업자들이 미리 선적한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1~2월 수출 합계를 볼 때 중국의 수출둔화는 분명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WP는 "춘제의 영향으로 중국의 2월 무역지표가 왜곡되긴 했지만 1~2월 평균 무역지표가 부진한 점은 예년과 다르다"며 "1~2월 중국의 수출이 전년대비 1.6% 하락한 것은 분명 경기둔화 신호"라고 지적했다. 같은 지표를 두고도 FT는 의견을 달리했다. 1~2월 누적통계로 1.6% 정도의 감소에 그친 점에 비춰 아직 중국의 수출이 하락추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허위송장 등으로 부풀려진 지난해 2월 수출실적으로 올 2월 수출 감소폭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2월 중국의 수출액은 춘제가 있었음에도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393억달러에 달했다. 무역수지도 152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FT는 지난해 2월 중국의 높은 금리와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핫머니가 수출업체의 송장 부풀리기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오며 수출지표가 부풀려져 올 2월 수출실적이 상대적으로 큰 폭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수출 부풀리기를 조정하면 1~2월 수출은 8% 정도의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리강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최근 핫머니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오르기만 했던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려 변동폭을 넓히고 있다"면서 "위안화 절상에 대한 예상이 불확실해지면 자연스레 수출업계의 송장 부풀리기 관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수개월 후에는 무역수지 통계도 정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2월 수출 감소폭은 충격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경기둔화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 수출경기가 일시적으로 둔화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지적한다. 경제지표 분석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앤드루 포크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체의 경기둔화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수출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제조업 경기둔화는 수출감소로 이어지고 중국이 목표로 하는 7.5%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리커창 총리는 앞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수출입 총액이 7.5% 정도 신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월 수출입 총액은 전년 대비 4.8% 하락했고 1~2월은 3.8% 증가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 의존도를 줄이고 소비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구조조정으로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며 수출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글로벌 수요도 기대만큼 빠른 회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중국의 2월 지역별 수출은 미국이 11%, 유럽연합(EU)이 1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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