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자초한 카드사들 ‘상생협력 모르쇠’
위기 자초한 카드사들 ‘상생협력 모르쇠’
  • 김연균
  • 승인 2014.03.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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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하나SK카드 수준의 임금보전 해줘야”




상생협력을 주장하던 대형 카드사들이 생계형 텔레마케터에 대해 절대 ‘甲’의 힘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로부터 3개월 영업정치 처분을 받은 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소속 텔레마케터들은 오는 6월까지 임금을 받기 힘든 상태이며, 다른 카드사들도 지난달 TM영업 제한 조치 탓에 큰 손해를 입었다.

텔레마케터들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 보전을 권고했지만, 여러 카드사들은 아웃소싱업체 소속 텔레마케터들의 임금 보전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아웃소싱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겨우 98만원, 신한카드는 108만원의 월급을 제시했다.

롯데카드는 120만~130만원쯤을 두고 고민 중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평소 수입의 60% 보전을 생각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부가세 별도 130~140만원을, BC카드는 16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의 권고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수준이다. 고용노동부는 금융당국, 각 카드사, 여신협회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의논한 뒤 각 카드사에 TM업체에 텔레마케터 평소 보수의 70% 수준을 보전해주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몇몇 카드사가 약속한 임금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한 아웃소싱업체 직원은 “최소한 하나SK카드가 약속한 180만원(인건비 150만원, ASP 비용 30만원)은 돼야 평소 보수의 70% 수준”이라며 “삼성, KB, BC, 롯데, 신한카드의 제시액은 너무 낮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인 국민카드와 롯데카드마저 시큰둥한 모습을 보여 텔레마케터들을 격분케 하고 있다.

그나마 고용노동부의 권고 수준을 맞춘 카드사는 농협카드와 현대카드 2곳뿐이었다.

농협카드는 텔레마케터들에게 직전 3개월 보수의 평균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농협카드 텔레마케터들은 인원 규모가 작아, 타부서 등으로 대체업무를 신속히 지원했다.

현대카드도 텔레마케터 임금의 90% 보전을 약속했는데, 이는 월 평균 약 270만원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 때문에 카드사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영업성과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텔레마케터들의 임금까지 보전해 주기는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아웃소싱 업계 관계자는 “사용사의 과오로 벌어진 일로 인해 텔레마케터 뿐만 아니라 아웃소싱 회사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도급비용이 지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까지 회사 돈으로 텔레마케터 급여를 지급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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