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조 가입률 1.4%로 떨어졌다
비정규직 노조 가입률 1.4%로 떨어졌다
  • 이준영
  • 승인 2014.04.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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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1.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임금이 140만원 수준에 그칠 정도지만 고용관계 등이 불안해져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다보니 처우 개선이 더욱 요원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전국 3만1663개 표본사업체를 대상으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노조 가입률은 정규직이 13.9%, 비정규직은 1.4%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률은 2012년보다도 0.3%포인트 하락했으며 정규직의 10분의 1 수준이다.

계약직·촉탁직 등 계약기간을 정하는 기간제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이 3.3%로 그나마 높은 편이지만 이 역시 전년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파견·용역·단시간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소폭 올랐지만, 상승폭은 0.5%포인트 미만이었다.

김성욱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 울산지회장은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신분이 불안하다보니까 노조에 가입하면 정리해고 1순위가 된다거나 불이익을 받는다는 불안감 때문에 노조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회사 측이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정규직을 시켜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면서도 일자리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지난해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298만5000원이지만 비정규직은 140만4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보험 가입률도 정규직은 95.6%, 비정규직은 60.9%이며 건강보험 가입률은 정규직 97.4%, 비정규직 50.6%로 파악됐다. 비정규직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47%밖에 되지 않는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소장은 “그동안 비정규직 노조가 뚜렷한 성과를 내기보다는 회사 측 탄압으로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초적인 수준의 요구를 하면서도 그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고 보니까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 ‘목구멍이 포도청’이어서는 노조 활동이 사치로 여겨질 수 있다”면서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비정규직 사회보험 가입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하며 양대 노총에서도 비정규직 노조를 보호하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야 한다. ‘무노조 경영’ 같은 말도 안되는 재벌들의 인식 변화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200억원 기금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석권호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 국장은 “민주노총 가입 사업장만 놓고 본다면 학교 비정규직이나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를 중심으로 최근 몇 년 새 노조 조직률이 크게 높아지긴 했다”면서 “앞으로는 200억원 기금 조성을 통한 조직적 지원 사업과 사회 전반의 저임금 구조를 고쳐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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