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사내하청 비정규직 산재 사망
현대제철 사내하청 비정규직 산재 사망
  • 홍성완
  • 승인 2014.06.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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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에서 또 다시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경, 현대제철 순천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김 모 씨가 압연라인 정비 도중 기계장치가 가동돼 협착으로 사망했다. 김 씨는 현대제철 순천공장 사내하청업체인 에스와이테크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다.

현대제철에서는 지난해에만 12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연이은 산재 사망사고로 사회적 논란이 일자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시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제철 작업환경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산재사망 후 몇 시간 만에 생산라인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져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 모 씨 등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은 이날, 압연라인 기름 제거 작업에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기계장치 아래에 묻어있는 기름을 제거하는 도중 기계가 가동돼 협착으로 사망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당시 작업은 현대제철 순천공장 설비관리팀에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하청업체 팀장을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작업지시가 전달됐다.

하지만 생산을 담당하는 원청 조업팀이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으면서 참사가 발생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비작업에 나섰던 지하 현장에는 CCTV조차 설치 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사망사고 발생 몇 시간 만에 회사가 다시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금속노조는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현대제철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생산라인을 가동하다 노동조합의 강력한 제지로 라인을 세웠다”며 “이는 현대제철이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사고 이후, 노조는 이번 사망사고가 현대제철의 천박한 경영철학이 부른 참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질식, 추락, 과로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10여명에 달하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월 현대제철에 안전 관련 예산과 인력을 대폭 늘릴 것을 지시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고로 현대제철의 경영철학은 여전히 생산제일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산재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소모품처럼 여기는 현대제철의 경영철학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금속노조는 현대제철이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에 성실하게 나서야 한다고 밝히며, △안전보건 관련 단체협약 원하청 동일 적용 △원하청 노동자 재해 보상 동일 기준 적용 △위험 노출 시 하청 노동자들에게 작업중지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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