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협력업체 비정규직 대량해고 발생, 노숙농성 돌입
씨앤앰 협력업체 비정규직 대량해고 발생, 노숙농성 돌입
  • 이준영
  • 승인 2014.07.0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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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씨앤앰이 협력업체에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해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씨앤앰 원청이 노조와 맺은 협약 내용을 파기한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원청의 협력업체 계약해지 및 고용승계 거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대량해고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씨앤앰 사측은 최근 서울 노원과 마포, 경기 일산 등 협력업체 3곳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영업 실적이 적고, 고객 민원이 많다는 등의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신규 사용자가 업체를 인수한 직후, 씨앤앰 원청과 신규 사용자 측은 기존 업체 소속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나섰다. 사측의 고용승계 거부로 지난 1일 해고된 3개 업체 소속 노동자는 무려 74명에 달한다.

노조 측은 3개 업체 이외에도, 이후 속속 계약해지 및 고용승계 거부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집계된 바에 따르면, 올 7월 말로 계약해지를 통보 받은 1개 업체를 비롯해, 3개 업체는 8월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후에도 고용승계 거부에 따른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한 상황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씨앤앰 원청이 지난해 노조와 합의한 고용승계 약속을 파기했다는 점이다. 씨앤앰과 희망연대노조는 지난해, 노사상생 포괄협약을 통해 ‘협력업체 변경시 조합원의 고용승계를 위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포괄협약서에 따라, 씨앤앰과 협력업체 간의 업무위탁계약서 상에도 ‘업체가 변경될 시 기존 업체 직원들이 지역에 대해 전문적이므로 최대한 고용승계 되도록 노력’하라고 명시해 놨다.

씨앤앰지부와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씨앤앰) 지부 조합원 900여 명은 이번 대량해고 사태에 반발해 8일 업무거부에 돌입했다. 아울러 해고자 74명 등은 씨앤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 날 오전 11시 30분, 광화문 MBK파트너스 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합의 파기, 노조 파괴를 주도하고 있는 투기자본 MBK파트너스-맥쿼리를 규탄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최대주주인 투기자본 MBK와 맥쿼리가 씨앤앰의 고용승계 거부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씨앤앰 매각이 좌초되자, 협력업체 정리와 노동조합 파괴 등을 통해 매각 가격을 높이려 한다는 설명이다.

이종탁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희망연대노조 위원장과 씨앤앰 사장은 포괄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 변경 및 재편 시 원청의 고용승계 책임을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와서 씨앤앰 원청은 노사 간 합의를 파기하고 노동자 고용승계를 거부토록 조정하고 있다”며 “협력업체 사장들은 ‘원청에서 시킨 것이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대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단지 씨앤앰 경영진만의 결정이 아니었다고 본다. 이번 노사합의 파기는 MBK, 맥쿼리 등의 또 다른 대주주가 주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씨앤앰 매각이 지지부진해지자, 매각 가격을 올리려 노조를 무너뜨리려는 반사회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조는 이 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 고용미승계로 해고상태가 된 74명의 노동자들이 노숙농성에 돌입한다. MBK파스너스사 앞에서 협력어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는 투기자본의 잔인함을 규탄하며 무기한 노숙농성을 진행할 것”이라며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들과 가입자까지 함께 연대해 투기자본, 먹튀자본 MBK와 맥쿼리와의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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