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고용형태공시제 허위 공시 문제 삼아 지적
노동계, 고용형태공시제 허위 공시 문제 삼아 지적
  • 홍성완
  • 승인 2014.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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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와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비없세),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케이블방송통신공대위는 15일 오후 2시,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민간기업 불법간접고용 현황과 좋은 일자리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점규 비없세 집행위원은 “현대차계열사인 현대파워텍은 고용공시에서 간접고용 노동자가 한 명도 없다고 보고했으나 이는 허위공시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고용노동부의 ‘300인 이상 사업장 사내하도급 현황’ 조사에 따르면, 현대파워텍의 생산직 노동자 중 사내하청비율은 39.8%(정규직 1,132명, 사내하청 749명)에 달했다.

하지만 현대파워텍은 올해 고용공시자료를 통해 정규직 노동자가 1,817명이고 기간제 17명. 소속외근로자가 28명이라고 공시했다. 비정규직 비율이 2.81%로 대폭 축소된 셈이다.

박점규 집행위원은 “현대파워텍의 고용공시 자료가 사실이라면 700명 이상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민주노총 충남본부에 따르면 서산공장의 노동자 중 40% 가량이 사내하청 노동자라고 한다. 현대파워텍처럼 노조가 없거나 친기업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는 고용공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동조선해양 역시 사내하청 규모가 3천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용공시 자료에는 소속외근로 19명만이 존재한다고 공시했다. 홍석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밖에도 수십, 수백 건의 의심사업장들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허위공시에 대한 제재수단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자료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허위공시가 자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최근 하청노동자들의 장기파업이 이어진 삼성전자서비스 역시 허위공시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에는 1만 명에 달하는 하청노동자가 존재하지만, 고용공시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율은 고작 4.65%다. 삼성전자서비스가 간접고용 인원에 하청업체 서비스기사들을 누락시킨 까닭이다. 태광티브로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에서 기술서비스 업무를 하고 있는 하청업체 노동자들 역시 고용공시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박점규 집행위원은 “삼성전자서비스의 간접고용 인원에는 전국 176개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1만 명에 달하는 하청업체 서비스기사가 빠져있고,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직영점에서 일하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만 포함돼 있다”며 “비정규직 비율이 80%가 넘는 나쁜 기업이 좋은 기업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들이 고용공시 대상 범주를 악용해, ‘동희오토’와 같은 기형적 구조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박점규 집행위원은 “국내 9위 조선소인 대선조선은 올해 정규직 노동자가 397명이고 사내하청 노동자는 1,590명이다. 대선조선이 이후 정규직을 줄여 300명 이하가 되면 동희오토처럼 공시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장 모든 사업장에 고용공시를 실행하기 어렵다면, 간접고용을 포함한 전체노동자수 300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고용공시 대상을 하청회사에게 외주화한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포함하도록 개정해야 한다”며 “아울러 고용공시를 하지 않거나 허위공시를 하는 기업에 대한 처벌조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석범 연구위원 역시 “현행 고용공시제도는 무기계약직, 기간제, 기타직, 소속외근로 단 네가지 유형에 대해서만 입력토록 하고 있어,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고용형태의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박점규 집행위원은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 업종별로 매출액 순위에 따라 비정규직과 간접고용 사용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10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은 47.9%가 증가했지만, 정규직은 오히려 0.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정규직 비율은 23.07%였다.

완성차인 현대자동차는 2010~2013년간 매출액 30.34%, 순이익 49.63% 증가를 달성했다. 하지만 정규직 증가율은 6.71%에 그쳤다. 이마저도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피해가기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를 대상으로 신규 채용을 한 결과다. 반면 2010년 38명 이었던 계약직은 2013년 3,238명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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