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관에 아웃소싱 몰아주기 관피아 악습 젖었던 기상청
특정 기관에 아웃소싱 몰아주기 관피아 악습 젖었던 기상청
  • 이준영
  • 승인 2014.08.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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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퇴직한 청장이 만든 자격미달 아웃소싱업체에 3년간 34억원의 계약을 몰아주는 등 ‘관피아’ 악습에 젖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3월 기상청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감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기상청은 전 청장 정모씨가 퇴직한 뒤 세운 ‘한국기후아카데미’에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모든 교육·훈련 아웃소싱계약 34억원어치를 몰아줬다. 총 82건의 계약으로, 특히 이 가운데 6억원 규모에 달하는 48건의 계약은 기상청이 직접 추진할 수 있거나 교육 일정이 하루에 불과한 단발성 행사였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기상청은 협상이나 입찰 계약으로 진행해야 하는 13건의 아웃소싱계약도 기술평가에서 이 업체만 ‘적격’으로 평가해 독점 계약했다고 밝혔다. 추정가격이 2000만원 이상으로 국가시스템을 통해 2인 이상의 견적서를 받아야 하는 사항도 있었지만, 기상청은 1인 견적서만 받은 채 수의 계약을 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또 2010년 기후아카데미가 제출한 기상업무 교육·훈련기관 지정 신청서를 날림으로 검토해 허위 신청서를 받아 지정 승인을 했고, 나아가 올해 2월 관련 법령을 어기고 공개모집 절차 없이 기후아카데미를 교육·훈련 위탁기관으로 지정하려 했다. 감사원은 기상청 차장 출신인 조모씨가 현재 원장으로 있는 이 아카데미에 대해 기상업무 교육·훈련기관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기상청에 통보했다.

이 밖에 기상청이 2012년 다목적 기상항공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업무소홀로 규격 미달의 항공기 도입 계약을 맺은 사실도 적발됐다. 당초 ‘26개 기상관측장비를 일괄 장착할 수 있는 20인승 이상 항공기’로 입찰공고를 내고서도 실제로는 관측 장비가 부실하고 정원이 13명에 불과한 항공기를 160억원에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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