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8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4’에 따르면, 취업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지난해 43.1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85년 전후 55시간에서 약 12시간 줄어든 수준이다. 1989년 주44시간제와 2004년 주40시간제(주5일제)가 도입된 결과다.
연간으로 따지면 한국 취업자의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1990년 2677시간에 비해 20년간 500시간 이상 감축됐다. 그럼에도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그리스 등과 함께 장시간근로 국가군에 포함됐다. OECD 평균은 1770시간이다.
근로시간은 고용률과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근로시간이 더 줄어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시간이 가장 긴 멕시코의 고용률은 61.0%인 반면,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네덜란드의 고용률은 74.3%”라며 “고용률 증가는 근로시간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근로시간의 감소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주40시간제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한편, 주40시간제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체제는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이 가정 일과 관계없이 계속 취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1998년 29.0%에서 2013년 50.7%로 21.7%포인트 높아졌다. 일-가정 양립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결혼 전까지’, ‘자녀 출산 전까지’, ‘자녀 성장 후’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감소했다.
실제로 여성 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는 2006년 13.4%에서 2013년 15.2%로 1.8%포인트 상승했다. 1~4소득분위에서 여성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는 1.2~1.5%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고소득계층인 5분위에서는 2006년 16.2%에서 2013년 18.9%로 2.7%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여성의 취업과 관련한 장애요인은 여전했다. 특히 장애요인을 ‘육아부담’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98년 30.8%에서 2013년 48.5%로 17.7%포인트 치솟았다.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가사에 대한 부분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 도우미 등 대체자원을 통해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으나 육아의 경우는 대체자원을 통해서도 부담을 줄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는 2013년 수도권 지역은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약 4000명 더 많고 ‘가정보다 일이 우선’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22.6%포인트 높으며 만 13세 이상 인구의 68.8%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고 노인 100명 중 11명이 완전 고립 상태에 있다는 등의 사회동향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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