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대한민국, 여전히 '장시간 근로국가'
갈 길 먼 대한민국, 여전히 '장시간 근로국가'
  • 이준영
  • 승인 2014.12.18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임금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지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기준으로는 여전히 ‘장시간근로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4’에 따르면, 취업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지난해 43.1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985년 전후 55시간에서 약 12시간 줄어든 수준이다. 1989년 주44시간제와 2004년 주40시간제(주5일제)가 도입된 결과다.

연간으로 따지면 한국 취업자의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1990년 2677시간에 비해 20년간 500시간 이상 감축됐다. 그럼에도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그리스 등과 함께 장시간근로 국가군에 포함됐다. OECD 평균은 1770시간이다.

근로시간은 고용률과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근로시간이 더 줄어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시간이 가장 긴 멕시코의 고용률은 61.0%인 반면,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네덜란드의 고용률은 74.3%”라며 “고용률 증가는 근로시간 감소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근로시간의 감소세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주40시간제가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한편, 주40시간제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장시간 노동체제는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이 가정 일과 관계없이 계속 취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1998년 29.0%에서 2013년 50.7%로 21.7%포인트 높아졌다. 일-가정 양립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결혼 전까지’, ‘자녀 출산 전까지’, ‘자녀 성장 후’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감소했다.

실제로 여성 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는 2006년 13.4%에서 2013년 15.2%로 1.8%포인트 상승했다. 1~4소득분위에서 여성배우자의 가구소득 기여도는 1.2~1.5%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고소득계층인 5분위에서는 2006년 16.2%에서 2013년 18.9%로 2.7%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여성의 취업과 관련한 장애요인은 여전했다. 특히 장애요인을 ‘육아부담’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98년 30.8%에서 2013년 48.5%로 17.7%포인트 치솟았다.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가사에 대한 부분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 도우미 등 대체자원을 통해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으나 육아의 경우는 대체자원을 통해서도 부담을 줄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는 2013년 수도권 지역은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약 4000명 더 많고 ‘가정보다 일이 우선’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22.6%포인트 높으며 만 13세 이상 인구의 68.8%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고 노인 100명 중 11명이 완전 고립 상태에 있다는 등의 사회동향이 담겼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