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신간 안내]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 김연균
  • 승인 2015.05.15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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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할 것은 오늘이고, 지켜야 할 것은 마음이다”

공부, 마음을 지켜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법


살면서 크고 작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할 때마다 우리는 붙잡을 무언가를 찾는다. 고전에서 길을 찾으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유다. 한 치 앞도 짐작하기 힘든 불확실의 시대에, 우리보다 몇백 년 앞서 살았던 옛사람들의 내면에 귀 기울이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은 옛 지식인들의 삶을 이끈 한마디와 그 문장을 오롯이 드러내 주는 인생의 한 국면을 담은 책이다. 저자가 동명의 주제로 월간 <샘터>에 3년간 연재한 글을 묶었다. 흔히 공부벌레란 공부밖에 모르고 세상물정에만 어두운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옛사람들에게 공부는 삶 그 자체이자 존재의 이유였다. 공부의 대상은 문자로 된 책이나 글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아침저녁으로 눈과 귀로 접하는 해와 달, 바람과 구름, 새와 짐승의 변화하는 모습에서부터 손님과 하인이 주고받는 자질구레한 말들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모든 것에서 의미를 읽어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공부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한 것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책에 실린 옛 공부벌레들이 저마다 처한 상황은 달랐다. 입신출세해 관직에 오르거나 학문적 성취를 이룬 이도 있으나, 신분의 벽에 부딪혀 뜻을 펼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이도 있다. 또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부정한 세상에 일찍이 등을 돌리고 아웃사이더를 자처했던 이도 있다.

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한 가지는 왜 공부를 하는지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외물(外物)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무엇을 향해 가야 하는지, 삶의 파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 가야 할지 고민했다.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면모를 보여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위백규가 열 살 무렵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며 벽에 써 붙였다는 ‘남을 보기보다 나 자신을 보고, 남에게서 듣기보다 나 자신에게 들으리라’, 왜구였다가 귀화해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 속에서 살았던 김충선이 자식에게 남긴 ‘남이 해치려 해도 맞서지 말고 남이 비방해도 묵묵히 참아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입신출세할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 반대의 길을 택한 허균의 ‘그대는 그대의 법을 따르라.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혼자 즐겁기보다는 더불어 즐거운 길을 지향했던 박지원의 좌우명 ‘온 세상과 즐기면 여유가 있지만 혼자 즐기면 부족하다’ 등 이 책에는 옛 공부벌레들의 삶을 이끈 좌우명 44편이 실려 있다.

지은이 : 박수밀 / 출판 : 샘터 / 02-763-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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