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컬럼]얼굴, 손 그리고 발
[전대길의 CEO컬럼]얼굴, 손 그리고 발
  • 김연균
  • 승인 2015.11.30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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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조물주가 인간을 흙으로 빚을 때 “어떻게 만들까?”를 수 많이 고민했으리라.

보고 듣고 말하며 숨을 쉬고 생각하는 기능을 가장 중요시해서 ‘얼(魂)이 통하는 굴(窟)이라는 얼굴’을 맨 위에 두었으며 사물을 집어 들어 옮기는 다섯 손가락으로는 방향을 가리키고 글을 쓰라고 두 손은 인체의 중심부에 두었으며 인간의 몸무게를 어둠 속에서 지탱하며 불평하지 않고 참고 살라는 두 발은 맨 아래에 두었으리라.

먼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조물주의 뜻을 쉽게 알 수가 있다. 그리고 절대로 똑같이는 만들지 않았다.

모든 사물을 두번 이상 바라보고, 두번 이상 듣고, 두번 이상 심호흡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한마디 말을 하라는 뜻을 담아 두 개의 눈, 두 개의 귀, 콧구멍 둘, 하나의 입을 만드셨느리라. 살기 위해서 숨(호흡)을 쉬는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코를 얼굴 중앙(中央)에 두었으며 모(角)가 나지 않고 둥글게 살아가라고 타원형의 얼굴을 만드셨느니라.

추하고 나쁜 모양은 바라보지 말라며 두 눈에다 눈꺼풀을 두었고 모든 소리는 거스르지 말고 경청하라고 귀에는 귀꺼풀이란 장막을 두지 않았다. 한 개의 입 안에 28개의 치아(사랑이 빼고)로 성곽을 쌓고 입술로 장막을 두루 친 것은 함부로 말을 하지 말라는 그 심오한 가르침이 아니겠는가?

젊어서는 잘 못 모르지만 나이가 점차 들면서 머리카락이 하얗게 백발이 되는건 여럿 중에서 찾기 좋으라는 것이고 시력(視力)이 흐려지는건 좋은 것만을 보며 나쁜 것은 보지 말라는 뜻이리라. 물론 청력(聽力)이 떨어지는 것은 나쁜 말 보다는 좋은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라는게 아니겠는가?

그렇다. 나이 들면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라는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왜 손가락은 다섯 개로 만드셨을까?
그건 어떤 일(문제해결)을 할 때에 5가지 해결방법이 있음을 제시한다. 왼손을 들어 편 후에 유심히 관찰해 보라.

하늘로 향한 엄지는 문제해결의 최상책을 가리키며 검지는 차선책, 가운데 중지는 보통이란 중책(中策)을, 환지는 下策(하책)이며 새끼손가락은 하늘의 뜻에 맡기고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無對策(무대책)이 있음을 뜻하지 않는가?

엄지를 들어 하늘로 향해 똑바로 서면 솔선수범하는 엄지에게 나머지 4개의 손가락은 스스로 머리를 숙이며 뜻을 함께 한다.

검지를 들어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면 엄지는 따르는 척을 하지만 나머지 3개의 손가락은 투덜거리며 불평불만하며 등을 돌린다.

그런데 한마디 불평불만도 없이 어두움 속에서 내 몸 무게를 떠받치는 두 발에게는 그 고마움과 미안함을 어찌 전할 수 있을까?

굵은 핏줄이 불거진 고단한 발등과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은 발바닥을 따뜻한 물로 감사하며 지극정성으로 자주 씻어주자.

싸락눈 아프게 내리던 날, 가난한 고향집을 나설 때 묵묵히 따라 왔으며 그동안 타인의 가슴을 짓밟지 않고 함부로 가선 안되는 길을 걸어도 늘 함께 해 줌에 감사함을 어떤 시인이 감사의 詩로 발표했는데 공감하는 이들이 참 많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에서 중요하지 않는 부분이 어디 얼굴, 손, 발 뿐이랴? 목, 가슴, 허리, 척추, 다리, 근육, 신경, 오장육부 등 우리 몸 신체 각 기관에도 그 고마움을 생각하고 표하며 살아가자.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아니한 손가락 없듯이 말이다.

끝으로 차창과 전조등은 눈, 핸들은 손, 몸체는 차체, 배기가스를 분출하는 머플러는 항문을 뜻하는 자동차를 생각해 보라.

필자가 공군본부 수송대(행정계)에서 군복무할 때 단체기합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 체벌의 쓰임새 말이 참으로 氣가 막히다.

‘헤트라이트(눈) 끄고 본네드(입)를 꽉~닥처라’
‘보데(몸통) 똑바로 하고 마후라(항문, 엉덩이)를 쭉~뒤로 빼라!’

그 다음 함성으로 이어지는 극한 상황은 독자들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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