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설도(薛濤)와 빈센트 반 고흐
[전대길의 CEO칼럼]설도(薛濤)와 빈센트 반 고흐
  • 김연균
  • 승인 2016.10.18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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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꽃잎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

차창바람 서늘해 가을인가 했더니 그리움이더라.

그리움 이 녀석 와락 껴안았더니 눈물이더라.

세월안고 그리움의 눈물 흘렸더니 아~빛났던 사랑이더라’.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름 없는 시인의 단시(短詩)가 가슴을 저며 온다. 그렇게도 무덥고 지리한 여름이 가고 새벽녘엔 가을바람이 서늘하다.

가을이 오면 우리 가슴 속에 동심초(同心草)가 되 살아 난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薛濤, 768~832년)가 41살 때 연하의 원진(779~831년) 시인을 사무치게 그리워한 詩, ‘봄날의 소망(春望詞)’을 김소월의 스승, 김억(金億 1,896년~?)시인이 번역하고 김성태(1.910~2,012년)가 작곡(作曲)한 우리 한국인의 애창가곡(愛唱歌曲)이다. 1200년 前의 춘망사(春望詞)를 김억 시인이 창조적으로 번역한 노랫말의 진수(眞髓)를 맛볼 수 있다. 춘망사의 원전(原典)을 보자.

花開不同賞, 꽃이 피어도 같이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欲問相思處, 묻고 싶어라. 그리운 님 계신 곳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지는 시절에.

攬草結同心, 풀 뜯어 마음을 하나로 묶는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 임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 사무친 그리움 잦아들 때에

春鳥復哀吟. 봄새들이 다시 구슬피 우네.

風花日將老, 꽃잎은 바람에 나날이 시들어 가고

佳期猶渺渺. 만날 기약 아직 아득하기만 한데

不結同心人, 마음을 함께 한 님과는 맺어지지 못한 채

空結同心草. 공연히 풀매듭만 짓고 있네요.

那堪花滿枝, 어찌하나, 가지가지 피어난 저 꽃

翻作兩相思. 괴로워라, 서로 서로 그리움 되어

玉箸垂朝鏡, 아침 거울에 눈물이 떨어지는데

春風知不知. 봄바람은 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가을이 되면 밤하늘의 별에 관한 노래가 가슴에 와 닿는다.
알퐁스 도데의 목동이나 윤동주 시인은 하나같이 외로운 사람이다. 외롭지 않다면 굳이 밤하늘 별을 헤아릴 이유가 없을게다.

외딴 房에서 그 누구보다 외로웠던 프랑스(네델란드 출신)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는 목숨을 끊기 2년前에 北斗七星이 뚜렷하게 보이는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렸다. 1889년엔 정신병원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또 그렸다.

별이 소용돌이치는 그림을 말이다. 그런데 고흐는 하늘의 별을 그린게 아니고 불 타 오르는 영혼의 불꽃을 그렸을 것이다.
그는 동생인 ‘테오 반 고흐(Theo Van Gogh)에게 묻는다.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땐 묻곤 하지. 프랑스 地圖上의 点에 가듯 왜 창공에서 빛나는 저 별에겐 갈 수는 없는 것일까?”라고.

1980년대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별이 빛나는 밤에‘란 프로그램의 타이틀曲으로 흘러나온 ‘돈 매클레인(Don Mclean)’이 작사, 작곡한 '빈센트(Vincent)'란 노랫말이 깊어가는 가을밤에 우리들 마음을 살포시 적신다.

Starry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에)

Flaming flowers that brightly blaze(눈부시게 빛나는 저 이글거리는 불꽃들과)

Swirling clouds in violet haze(보랏빛 안개 속에 소용돌이치는 구름이)

Reflect in Vincent's eyes of China blue(빈센트의 청잣빛 푸른 눈망울이 어른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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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I understand(이제 난 알아요)

What you tried to say to me(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는지)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얼마나 애써 사람들을 해방시키려 했는지)

They would not listen(사람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어요)

They did not know how(어떻게 들어야 하는 건지도 몰랐어요)

Perhaps they'll listen now(아마 그들도 지금 듣고 있을 거예요)

‘돈 매클레인(Don Mclean)’이 직접 만들어서 ‘빈센트 반 고흐’에게 바쳤다는 명곡, ‘빈센트’ 선율(旋律)이 올 가을 밤 하늘에도 흐른다. 빈센트를 듣노라면 화가, 고흐는 자신을 불 태워 우리를 비추이는 저 하늘의 별과 같다. 천문학에선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발광체(發光體)만을 별이라고 하지만 고흐란 별은 오늘 밤에도 저 하늘에서 빛을 비추누나. 까만 밤하늘에 빛나는 저 별들은 윤동주 시인이 쓴 명시(名詩)다. 아니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名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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