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LG카드 매각 해법으로 기존 채무자들의 채무탕감과 대폭적인
감자(자본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정회계법인의 실사결과 LG카드 부실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4
조2264억원, 순자산부족액이 3조2402억원에 달해 LG카드 인수자는 적어
도 2조원을 쏟아부어야 부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앞으로 예정돼 있는 LG카드의 증자 규모는 △26일 유상증자 1998
억원 △1월 말 채권단 출자전환 1조원 △인수 입찰금액 1조원 등 2조20
00억원에 그친다.
현재 자본확충 계획으로는 LG카드가 1조원 이상 자본잠식이 불가피하
다 . 이에 따라 채권단은 매각을 위해 채무탕감의 타당성을 내부적으로
검 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환대출 등 잠재부실이 악화되면 자본잠식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어 인
수자는 1조1000억원 이상(출자전환 포함)을 쏟아 붓고도 2조원가량 잠재
부실을 떠안게 돼 매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인수의사를 비쳤던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현재로서는 LG카드 입
찰에 참여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가치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고 말
해 태도를 바꿨다.
김 행장은 이어 "조건을 크게 바꾼다면 모르지만 현 단계에서는 입찰하
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업계에서는 잠재부실을 감안해 채권단이 풋백 옵션 등 사후손실보
장 조건을 제공하거나 원리금을 탕감해주는 등 채무재조정에 나서는 해
법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연합인포맥스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
LG카드를 매각하면서 정부 강압에 의한 부채탕감은 없을 것"이라고 강
조했다. 이는 잠재부실을 감안할 때 채권단 판단으로 부채탕감에 나설 수
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채권단이 부채탕감에 나설 경우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
분은 물론 대주주인 캐피털그룹이나 템플턴펀드, 소액투자자의 지분도
감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만일 산업은행이 "파킹" 명목으로 인수하는 쪽으로 해결방안이 잡힌다
면 기존 채권자와 주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
석이다. 산업은행 파킹은 부실 민간회사 인수에 공공자금이 투입되는 것
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던 제2의 회사채 신속 인
수제를 다시 가동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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