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깎이 경쟁은 ‘공멸의 지름길’
제살깎이 경쟁은 ‘공멸의 지름길’
  • 승인 2005.07.06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업종을 불문하고 더 많은 오더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간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시장 가격 이하의 경쟁으로 오히려 시장 전체를 위기를 몰아 넣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동종업계 사업자들은 너나 할 것없이 누구나 ‘제살깍이를 하는 사업자들은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흥분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앞의 말과 뒤의 행동이 너무나 다른 것도 현실이다.

중소업체나 신규업체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시장에 안착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기존 대형업체들은 시장을 뺏기지 않으면서 양적인 팽창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제살깍이’를 하지 말자는 구호는 공염불이 되기 일쑤다. 이러한 현상은 HR아웃소싱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사업의 속성상 일단, 계약을 하고보자는 심리가 가장 앞서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사업자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까지 되었다. 경쟁에서 계약을 하지 못한 업체들은 ‘그렇게 까지 입찰가를 들이미는데 어떻게 할 수가 있냐’며 볼멘 소리를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부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아웃소싱기업들에게 ‘품질관리에 신경 써달라’ ‘관리가 부실하다’ 등의 온갖 요구를 하면서도 막상, 계약 시기가 되면 품질보다는 단가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구의 잘잘못도 아닌 도톨이 키재기인




셈이다. ‘고객사가 요구하니 어쩔수 없다’는 아웃소싱사업자의 하소연이 일리가 있는 것은 이때문이다.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시장이 너무 제살깎이에 한창이라는 위기감 속에 관련 협단체들이 자체 공정거래규약을 만들기도 했지만 실제 지키는 사업자가 없어 사문화된지 오래다.

이제 제살깍이는 시장을 지탱시키는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이러다가는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하지만 누구하나 나서질 못한다. 사용사에게 미운털이 박혀받자 좋을 것 없고 나서봤자 따르는 이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장을 이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장이 자정을 하지 못하면 결국은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지난해말 국회에서 하도급거래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향후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면 어떻게 될지 두고 볼일이다.

하지만 제도에 기대는 것은 시장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규제가 하나 더 생긴다는 점도 간과하면 않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 해도 시장 자체의 해결이 최우선이다. 사업자들 간의 경쟁은 피할수 없지만 최소한 ‘공멸의 경쟁’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무엇보다 시장에서의 제살깍이를 퇴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에서 단가가 아닌 품질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사들도 제대로 된 아웃소싱 사용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더 용이함을 깨달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