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는 국제적 경험과 실무 경험을 갖춘 유능한 중국인 관리직을 찾기 위해 급여를 인상하고 채용 과정을 바꾸는 등 인재 '모시기'기가 한창이다.
과거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 법인 내 관리직에 본국의 직원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언어가 능통하고 문화에 익숙하며 중국 시장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현지 인재를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며 인재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 졌다.
고위임원 리쿠르팅 업체 러셀레이놀즈의 그레이스 청 매니저는 "과거에는 한 다국적 기업에서 다른 다국적 기업으로의 인재 유출이 많았다면 오늘날에는 다국적기업 인재들이 중국 기업들로 향하고 있다"고 바뀐 추세를 설명했다.
언스트앤영에 따르면 1분기에 중국은 무려 110건의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 거래 건수로는 전 세계 거래의 38%며 자금 규모로는 전체의 52%다. 지난해 농업은행, 인터넷 상거래 업체 당당, AIA 등에서 시작된 대형 IPO 행진은 올해 런런, 피닉스 뉴미디어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세계화 될수록 국제적 경험을 보유한 관리직 인력 수요가 높아지며 다국적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온 인재들이 인재 전쟁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최근 MRI 차이나 그룹이 중국 내 기업 2200명의 임직원들에게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4%가 18개월 내 1회 이상 다른 기업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
브렌트 손더스 바슈롬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시장에서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들의 인금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4~5년 전에는 바슈롬이 인재 유치를 위해 신경 써야 했던 경쟁자가 다른 다국적 기업들뿐이었으나 현재는 중국 국영기업들과 민간 기업들이 경쟁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슈롬은 종전 연 1회 실시하던 연봉협상을 분기 당 한 번씩으로 늘렸다.
다른 해외 기업들도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채용 전략을 바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블 제조업체 벨덴의 존 스트라웁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내에서 중국인 직원들을 채용하는 데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중국 기업들의 고위급 인력들이 다국적 기업 뿐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선택 사항 중의 하나로 깨닫기 시작했다고 그는 전한다.
벨덴의 중국 내 채용규모는 1900명이며 이 중 80명이 관리직이다. 벨덴은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급여를 인상했으며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처음으로 관리직을 신입으로 모집하는 시도도 했다.
벨덴은 중국 30개 대학과 파트너십을 체결, 1000명의 인재 풀 가운데서 언어 능력, 세부 기술 등을 테스트하는 입사 시험과 면접을 거쳐 지난해 6월에 10명을 채용했다.
네덜란드 정보 서비스 업체 볼터스클루버는 중국 내 채용 인원을 지난 5년 간 2배 많은 200명으로 늘렸다. 회사 측은 "중국 인력이 더 큰 중국 기업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중국 내 고위 임원들을 위해 2주~1단 간 전 세계 45개국에 위치한 현지 법인들을 순회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이 프로그램이 중국 인력을 유치하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볼터스클루버는 인재 관리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비용을 50% 더 늘릴 계획이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트하우스쿠퍼스(PwC)도 현재 중국 현지 인력을 1만 명 이상 채용한 상태. 지난해 6월 이후 세금·회계감사·컨설팅 업무 등 전 분야에서 고용한 직원이 1000명에 달한다.
데니스 낼리 PwC 회장은 "중국 국영기업들의 활동 범위가 전 세계로 넓혀지며 중국 내에서 이들 국영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내 인재들과 미국, 영국 등 해외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도 관심을 두고 있는 채용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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