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기업-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벌써 '신경전'
인니 기업-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벌써 '신경전'
  • 유명환
  • 승인 2013.07.19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동계 50% 인상 요구…기업 '절대 불가' 맞서
인도네시아 기업들과 노동계 사이에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을 놓고 벌써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16일 인도네시아 언론에 따르면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을 50%로 정하고 정부와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노동자연맹(KSPI)과 전국 인도네시아 노조연합(KSPSI) 등 노동계는 정부의 보조금 유가 인상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을 들어 내년 최저임금을 50% 인상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사이드 이크발 KSPI 대표는 "정부 보조금 유가 인상 후 주택 임차비, 교통비, 식음료 가격 등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지 않으면 노동자들이 빈곤선 아래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재정에 큰 부담을 주는 에너지 보조금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 휘발유와 디젤 가격을 각각 44%와 22% 인상했다.

기업들은 최저임금 50% 인상 요구에 대해 유가 인상에 따른 부담 증가와 인플레이션 압박을 인정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높은 수준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Kadin) 에르윈 악사 부의장은 "50%는 지나치다. 기업 운영 비용에 과도한 부담을 주면 기업활동이 어려워진다"며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요구와 이익, 기업 운영을 고려해 인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고용인원도 50만명이 넘는 봉제산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은 특히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도네시아 섬유협회(API) 아데 수드라자드 회장은 50% 인상은 섬유산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라며 섬유산업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초에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자카르타 주정부가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44% 인상한 것을 비롯해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20~30%씩 올리자 기업들이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결국 기업별로 인상된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고 노사 합의에 따라 인상률을 정하도록 하는 일시 유예 조처를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저임금이 매년 말 지역별 노사정 합의기구에서 결정되지만 합의 후에도 노동계가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과격 시위를 벌이면 지자체가 이를 수용하고 기업이 반발하는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