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회사 그만두면 내일 뭐하지?]3-퇴직의 변곡점을 돌아보며
[여보! 회사 그만두면 내일 뭐하지?]3-퇴직의 변곡점을 돌아보며
  • 이효상
  • 승인 2017.03.27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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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며 이직을 하는 게 좋을까? 몇 번 이직할까? 가능하면 장기 근속하는 게 좋을까?
기회가 되면 이직하며 몸값을 올릴까? 이직횟수가 많으면 나이 들어 재취업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한 번의 이직도 없이 한 회사에 입사하여 20년간 근무하고 직장생활을 그만둔 경우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자랑도 아니고 잘못도 아니지만 필자는 이렇게 직장생활을 마감했다.

요즘도 가끔은 매일매일 동일한 생활패턴이지만 직장생활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필자는 한 회사에서만 직장 생활하였지만 돌이켜보면 퇴직을 몇 번 고민한 적이 있다. 이.퇴직 고민은 직장생활을 경험한 사람이면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조직문화에 적응하고 회사도 발전하였지만 구성원들과 경영진간의 갈등이 생기고 갈등이 깊어지면서 초기 입사한 선배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입사동기도 몇 명 퇴사하고 다른 회사로 옮겨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었지만 회사를 그만둘 생각은 없었다.

이때의 갈등은 아이템 변화에 따른 조직구조의 변경인 만큼 HR분야는 무관하여 퇴사의 갈등은 없었으나 회사의 입장과 퇴사하는 동료들의 입장을 접하며 직장생활이 어떤 것인가를 조금은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퇴사를 깊게 고민할 때는 직장생활 12년차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외부에서 많은 인력들을 영입되어 기존의 문화가 뿌리까지 흔들리고 대부분의 상급자들이 경력입사자로 급진적인 업무 스타일 변화를 피부로 느낄 때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퇴사를 고민하게 만든 것은 사람의 변화, 업무의 변화, 근무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패배감 이였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10년간 근무하였다면 누구나 그러듯이 자랑스러워야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외부 경력입사자 특히 임원급들은 기존의 직원들을 무시하고, 기존의 업무방법을 무시하고, 기존의 문화를 평가절하 하는 것이었다.

이때 자의든 타의든 공채인력들 50% 이상이 회사를 떠났다.

특히 경영지원본부와 재무본부 인력은 더 많이 회사를 떠났다. 이 무렵 회사를 떠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외부업체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새로 창업하는 회사로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제정되어 파견사업을 시작하고자 관련 법률에 대한 이해 및 운영경험이 있는 HR직원을 채용하고자 한 것이다. 이때 대표이사와 미팅도 하고 나름대로 이직을 위한 진척도 상당히 진행되었으나 와이프와 상의한 결과 무산되었다.

이유인즉 아직도 젊은데 큰 조직에서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새로운 상사들로부터 다른 경험을 배울 수 있는 만큼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논리였다. 이렇게 하여 이직 없이 계속 근무하였다.

두 번째 퇴직의 변곡점은 아주 이른 나이에 총무팀장으로 발령받고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회사에서 가장 어린나이에 팀장이 되어 이틀간은 잠을 설칠 만큼 부담감이 클 때였다.

처음 팀장 발령을 받았을 때의 책임감은 지금도 가끔 생각난 정도로 극심했다. 하지만 전혀 뜻하지 아니한 사항으로 징계에 의한 보직해임이었다. 이 때의 상황은 다소 억울한 점이 있었으나 회사의 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2대 주주회사에서 책임론을 요구하여 본부장님과 함께 보직해임 결정이 내려졌다.

주요 생산용 자재를 보관하는 창고에 누수가 발생하여 고가의 자재 일부가 물에 젖어 사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때는 당직제도 운영으로 당직장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규정이 있었으나 어려가지 상항을 고려할 때 본부장과 필자가 징계를 받는 것이 문제를 가장 원활하게 해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때까지 징계를 받고 보직 해임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다.

징계 전 대표이사께서 잠시만 쉬고 있으면 조만간 원래의 자리로 복귀할 것이라는 언질이 있었지만 몇 개월이 지나도 복귀는 이루어 지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경력사원들을 채용하여 배치하는 것이 아닌가.

이때 두 번째로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였다. 하지만 이때는 징계로 인한 보직해임이라는 퇴사의 걸림돌이 존재하여 마음만큼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한 것으로 기억된다.

마지막으로 퇴사를 고민한 것은 회사도 급격하게 성장하고 맡은 직무에서 두각을 내고 언론을 통해 이름이 알려지고 타 회사와 유관기관에서 많은 강의 요청과 성공요인 벤치마킹을 요청할 때였다.

이때 헤드헌팅 컨설턴트에게 연락이 왔다. 필자를 스카우트하고자 하는 회사는 재직회사 보다 조금 작지만 창업한지 오래되고 2세 경영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처우는 현재와 동일한 수준이며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임원을 제시하였다. 이때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사실 이때는 다소 거만함을 가슴 밑바닥에 깔려있었던 시절이었다.

지금 회사에 계속 근무하면 당연히 임원이 될 것이고 임원이 되면 지금 제시하는 조건들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 회사에 15년 이상 근무하여 새로운 조직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컷을 지도 모른다.

나중에 회사를 퇴사하고 나서 뒤를 돌아보니 이때가 가장 잘못한 결정이라고 후회한 적이 있다.
이렇듯 필자도 퇴사를 고민하고 이직을 위한 갈등을 몇 번 경험했다. 중장년층 대부분은 필자와 유사할 것이며 실제 이직을 실천한 사례도 많을 것이다.

회사에 입사하여 퇴사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중장년의 퇴사는 젊은이들의 퇴사보다 의미와 결과가 크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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