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영 원장 –감정노동의 지혜] 대면·비대면의 감정노동 수준
[윤서영 원장 –감정노동의 지혜] 대면·비대면의 감정노동 수준
  • 이효상
  • 승인 2017.06.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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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해결연구소 윤서영 원장


○ 윤대리: 모든 직업이 감정노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요즘 새로 생겨나는 직업은 어떤가요? 요즘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의 방편으로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고 있잖아요.

▣ 감정연구소: 현재 우리나라 직업 수는 1만1655개, 미국(3만654개)의 3분의 1 수준이고, 일본(1만6433개)에 비해서도 5,000개 가까이 적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정부에서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데 많은 지원을 하고 있죠. 하지만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 대다수가 면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일 확률이 높다고 추측되고 있습니다.

○ 윤대리: 서비스업이 대다수라면 감정노동이 더 높겠어요.

▣ 감정연구소: 국민소득의 증가로 서비스적인 부분을 요구하는 고객 니즈가 높아진 탓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요즘 어떤 직업을 봐도 하는 일이 다를 뿐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대인 고객 서비스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제가 종종 하는 휴대폰 게임만 봐도 그렇습니다. 휴대폰 게임은 예전의 게임이 아닙니다. 가끔이지만,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라도 생기면 죄송하다는 공지와 함께 서버 다운에 대한 보상을 아이템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 윤대리: 맞아요. 무료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서비스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워요.

▣ 감정연구소: 제공되는 원 제품이 모두 다를 뿐이지 어떤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서비스가 포함되게 되었죠. 앞에서 살펴봤던 감정노동이 높은 직업에 의사와 약사가 들어간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과거에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와 약사가 전달하는 지식만으로 만족했다면, 현재는 좀 더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하는 의사와 약사를 찾아갑니다. 물론, 전보다 병원과 약국의 수가 많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이지만요.

○ 윤대리: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저희 동네에 극과 극의 의사 선생님이 계시거든요. 한 분은 번화가에 80평이 넘는 병원에서 혼자 계신 의사인데, 우리나라 최고 대학 의대 출신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환자를 쳐다보지 않고 컴퓨터 화면만 보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증상을 말할 때 대충 얼버무리며 얘기하면 콕 집어서 다시 묻고, 또 되묻고 하는 것이 마치 죄인 조사하듯이 질문을 합니다.

또 한 분은 다른 병원에 3명의 의사 선생님 중 한 분이에요. 진료를 받으러 들어가면 손을 잡고 이야기하시죠.

위의 의사분은 처방해주는 일수대로 약을 받아 와야 하는데, 이분은 환자가 좀 더 약을 달라거나 며칠 있다가 다시 오고 싶은 눈치면 눈치 봐가면서 약을 조절해서 주십니다.

▣ 감정연구소: 하하! 의사의 진료 스타일이 전혀 다르신데요. 그래서 극과 극이라는 것은 진료 스타일 뿐인가요?

○ 윤대리: 첫 번째 의사 선생님은 80평 건물이 휑할 정도로 환자가 드문드문 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의사 선생님은 같은 병원에 다른 의사가 2명이나 있는데도 1시간 넘게 대기해야만 진료가 가능할 정도로 환자가 많습니다. 물론 다른 의사 2명은 30분 내로 진료할 수 있고요.

▣ 감정연구소: 이러니 병원에서도 요즘은 의사, 간호사 할 것 없이 모두 CS 교육을 받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병원이 한두 군데도 아니고 친절한 곳으로 가고 싶지 않겠습니까?

○ 윤대리: 경제발전과 기관이나 전문가 수의 팽창이 직업을 서비스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국은 직업의 개수가 많아지면서 경쟁 구도로 접어들게 되고‚ 이것이 다른 곳과의 차별을 위해 서비스화되어가고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감정연구소: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편의점처럼 널린 것이 병원이고 약국인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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