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
[신간안내]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
  • 박보람
  • 승인 2017.07.27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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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오피스 넨도,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서 답을 찾다
‘최고의 발상’ 채용까지의 프로세스 전격 공개

- 40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동시 진행하면서도 항상 클라이언트를 200% 만족시키는 넨도
- 하나의 최종 아이디어를 얻기까지 버려지는 아이디어는 4배수!
- 지금껏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채택되지 못한 아이디어’에서 최고의 무기를 찾다!

일본의 ‘디자인 오피스 넨도’는 작지만 강한 회사다. 2002년 사토 오오키가 이 회사를 설립할 당시 그의 나이 25세였다. 넨도는 일본어로 ‘찰흙’이라는 뜻으로 자유롭고 다양한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창업 후 3년 만에 밀라노에 두 번째 사무실을 냈고, 2007년 ‘세계가 주목하는 일본 중소기업 100’에 선정됐다. 이제는 스타벅스, 코카콜라, 에르메스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꼭 함께 일하고 싶다며 이 작은 회사에 일을 맡긴다.

2014년에 출간된 《넨도 디자인 이야기》는 넨도의 디자인 발상법과 디자인 경영법을 소개했다. 신작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서는 넨도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 하나의 디자인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통해 무수히 버려진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다시 태어나고, 활용되는지 상세히 설명하는 책이다. 지금껏 버려진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그 가치가 높다.

하나의 디자인을 얻기 위해 버려진 천 개의 아이디어

디자인 오피스 넨도는 현재 400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제안의 수’ ‘제안의 질’ ‘속도’를 최상으로 한다. 즉 클라이언트에게 ‘빠른 시간’ 안에 ‘질 높은 아이디어’를 ‘여러 개’ 제안한다. 그는 숨을 쉬듯 많은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업무를 진행할수록 당연히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넘쳐난다. 그 수는 채택안의 평균 4배수에 달한다. 그런데 사토 오오키는 이 버려지는 아이디어에 주목한다.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면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를 상세하게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 발상법, 프로젝트 진행법, 사고 정리법 등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로 모두 이야기할 수 있다.”

사토 오오키의 이 한마디를 계기로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사토 오오키의 아이디어 발상법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룬다. 실제로 넨도가 맡아 진행했던 굵직한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를 실어 보다 쉽게 그의 디자인 발상 노하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일견 화려하게 보이는 완성 프로젝트의 이면에는 많은 실패가 쌓여 있다. 바꿔 말하면 한 가지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토 오오키는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야말로 디자이너의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라 말한다. 이 책에는 넨도가 진행했던 최신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를 정리해 최종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도식화하여 소상히 담았다.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는 성공으로 향하는 첫 걸음

최근 넨도는 ‘무언가를 하긴 해야 하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기업의 막연한 과제에 대해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고민하는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의뢰일수록 가능한 한 다양한 시점에서 제안을 해야 한다. 이른 시점에 세부까지 공을 들인 디자인을 여럿 제시한다. 제안으로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어야 논의가 활성화되고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한 팀이 되어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제대로 된 아이디어’라는 확신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지만, 디자이너의 바람대로 아이디어가 전부 채택되지는 않는다. 한 번 쓰레기통에 던져진 아이디어는 엉뚱한 곳에서 다시 나타나거나, 다른 아이디어와 합쳐지거나, 더 멋진 아이디어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때때로 다음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채택되지 못할까봐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야말로 성공의 씨앗이 될 테니 말이다.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 활용법 4가지 공개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는 프로젝트 의뢰 배경부터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발전시키는 과정 그리고 첫 프로젝트에서 제안한 아이디어까지를 프로세스별로 사진과 메모와 함께 실려 있다. 프로젝트를 의뢰한 기업의 협력으로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의 ‘거절 이유’까지 밝혀져 있다. 디자이너로서는 다소 ‘못난’ 모습일지 몰라도 거절에 이르는 경위 속에 디자이너의 갈등과 고뇌가 숨어 있다고 사토 오오키는 말한다. ‘성공 체험’이나 ‘멋진 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본질적 가치를 ‘실패 체험’과 ‘못난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판매기 옆에 설치될 쓰레기통 디자인부터 아쿠오 신제품 청량캔디 패키지 디자인, LED광원으로 재배한 양상추 패키지 디자인, 다카라벨몬트 신규 사업 디자인, 와세다대학 럭비부 유니폼 디자인, IHI 브랜딩 디자인까지 다양한 프로젝트가 실려 있다. 프로젝트마다 ‘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붙였지만 단순히 제품이나 패키지 디자인을 가리키지 않는다. 신규 사업 자체를 제안하거나 클라이언트의 목표를 구현하거나 기업 관계자를 성장시키는 등 보다 넓은 의미를 포함한다.

《채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는 거절안을 활용하여 다른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하며 4가지 활용형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여러 문제에서 해결해야 할 공통의 문제를 찾는 ‘레이어형’, 중요 사항을 요소별로 나누어 재구성하는 ‘트리형’,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파악해 범위를 정하는 ‘요구범위 확장형’, 콘셉트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가는 ‘방사형’이 그것이다. 실제 프로젝트와 함께 설명하고 도식화되어 있어서 현직 디자이너와 디자이너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디자인에 관심이 많거나 넨도 디자인과 사토 오오키의 팬인 독자라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의 디자인 철학, 아이디어 발상법 등을 알 수 있어 만족할 것이다.

사토 오오키 지음 | 이현욱 옮김 | 미디어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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