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신간안내]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 박보람
  • 승인 2017.09.20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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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을 줄이면 사람들은 게을러질까?

 

대공황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1930년 여름,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재앙의 벼랑 끝에 서 있던 도시 마드리드에서 과감하게도 직관에 거스르는 예측을 발표했다. 2030년이면 인류가 최대 과제, 즉 무한한 여가 시간을 보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리라 선언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파멸을 초래하는 실수”(예를 들어 경제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긴축 재정을 펼치는 등)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한 세기 안에 서구의 생활수준은 최소한 1930년대의 네 배로 높아지리라 예측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2030년이면 우리는 주당 15시간만 일하게 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가디언·선데이타임스 특집 기사, BBC 특별 방송 등 전 세계 언론이 집중 조명한 이 책에서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왜 인간의 노동 시간은 늘어만 가는데 부의 증가 속도는 1980년대 이전보다 못한 것인지, 왜 연봉과 GDP 기준에 그렇게 심하게 집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청사진을 보여준다.

저자가 청사진으로 제시하는 유토피아는,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존중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의식주, 합리적인 임금, 자신의 인생을 위한 진정한 기회의 발견 정도의 소박한 것들이다. 또한 기계와 스마트폰 앱, 알고리즘이나 트렌드세터들에 의해 역사가 결정되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 역설한다.

인간은 상당한 양의 여가를 누리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가족, 공동체 생활, 레크리에이션 처럼 자신에게 중요한 다른 활동을 할 여유가 생긴다. 주당 근로시간이 짧은 국가에 자원봉사자와 사회자본이 많은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주당 근로시간을 20시간이나 30시간으로 갑자기 줄이자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근로시간 단축을 정치적 이상으로 복귀시켜야 함을 지적하고,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더욱 유연한 정년 제도를 발달시키고, 남성의 육아휴직과 보육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주당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동감 넘치는 일화들과 성공 스토리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해낸다.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 안기순 옮김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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