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나이 들어 대접받는 8가지 비결
[최승훈 소장의 세상사는 이야기] 나이 들어 대접받는 8가지 비결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1.19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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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최근 들어 시니어들의 모임에 갈 때마다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9988234.’ 즉,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이틀만 앓다가 사흘째 되는 날 죽는(死)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이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처럼 행복한 죽음을 맞지 못한다. 암 치매 당뇨 등으로 재산 다 날리고 자식들 고생 잔뜩 시킨 뒤 세상을 떠나는 수가 많다. 

일평생 욕심 한번 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지냈으나 질병과 사고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경우는 더욱 안타깝다. 그래서 고통 없이 세상을 떠나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리는 이들도 늘고 있고, 품위 있는 죽음, ‘웰다잉(Well-dying)’을 연구하는 학회의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편안하게 잘 죽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품위 있고 ‘곱게 늙어 가는 일’이다. 직위나 돈이 노년의 품위를 보장해 주는 것은 물론 아니다. 누릴 만큼 누렸으나 노추(老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가 있는 반면,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욕심부리지 않고 깔끔한 자기관리로 보기만 해도 저절로 박수쳐 주고 싶은 시니어가 있다.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듯, ‘존경받는 노후’를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투자와 훈련이 필요하다. 인터넷과 각종 모임을 통해 전파되고 있는 ‘나이 들어 대접받는 7+1가지 비결’이 회자되고 있다. 

노년의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청량음료 같은 지혜라는 의미에서 ‘세븐 업(7-UP)’이라고 한다. 

첫째, Clean Up이다. 나이가 들수록 집과 환경을 모두 깨끗이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몸에서 의도하지 않은 냄새가 나게 된다. 샤워를 자주하여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주변을 정리 정돈하고,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있다면 과감히 덜어 내야 한다. 

귀중품이나 패물은 유산으로 남기기보다는 살아생전에 선물로 나누어주는 것이 효과적이고 받는 이의 고마움도 배가될 것이다. 

둘째, Dress Up이다. 항상 용모를 단정히 해 구질구질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싼 옷을 입으라는 것이 아니라 깨끗하고 단정하고 품위 있게 입으라는 말이다. 옷이 날개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이가 들면 추한 노구(老軀)를 가려줄 깨끗한 옷과 약간의 화려해 보이는 변화가 필수적이다. 옷뿐만 아니라 안경, 구두, 모자 등도 건강한 느낌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Show Up이다. 불러줄 때 나가라는 것이다. 회의나 모임에 부지런히 참석하여 네트워크를 형성하라는 말이다. 집에만 칩거하며 대외 활동을 기피하면 정신과 육체가 모두 병든다. 

동창회나 향우회, 옛 직장 동료 모임 등 익숙한 모임보다는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이색 모임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나가서 품위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다. 

넷째, Cheer Up이다. 언제나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지혜롭고 활달한 노인은 주변을 활기차게 만든다. 짧으면서도 곰삭은 지혜의 말에다 독창적인 유머 한 가지를 곁들일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남을 비판하는 말을 삼가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다섯째, Shut Up이다. 시니어가 되면 말이 많아지게 된다.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많이 하라는 것이다. 노인의 장광설과 훈수는 꼰대라고 배척받기 쉽다. 말을 많이 하게 되면 모임의 분위기를 망치고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말 대신 박수를 많이쳐 주는 것이 인정받는 비결이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 상대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지혜는 어디든 누구에든 좋은 이미지를 받게 마련이다

여섯째, Pay Up이다. 돈이든 일이든 자기 몫을 다해야 한다. 지갑은 열수록, 입은 닫을수록 대접을 받는다. 우선 자신이 즐겁고, 가족과 아랫사람들로부터는 존경과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고위직에 있던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왕따 받기 쉬운데 주로 대접받는데 익숙한 사람들이어서 돈이 있어도 지갑을 열 줄 모른다. 

흔히 신발 끈을 오래 매거나 모임이 끝나기 무섭게 화장실가서 오래 있다 나오는 사례가 많은데 품위 손상과 왕따 받기 쉬움을 명심할 일이다. 재무 준비가 안 되면 생애 설계가 공염불이 될 수 있다.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돈은 항상 준비해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곱째, Give Up이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불가능한 일에 매달려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이제껏 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세상만사와 부부 자식 문제가 어느 날 갑자기 기적처럼 변화할 리가 없지 않은가. 되지도 않을 일로 속을 끓이느니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웰 에이징(Well-aging)’의 척도가 될 것이다. 

여덟째, 7+1 혼자 지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노인의 삶. 어느 하루도 크게 다르지 않은 삶 속에서 노인의 신체와 정신, 정서는 서서히 모든 면에서 약해져 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기억력이나 인식력이 시들해져 간다. 

특히 말을 시키는 사람도, 말을 건넬 사람도 딱히 없는 독거노인의 삶은 누구와의 접촉도 없이 그날이 그날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느 새 이름도, 나이도 잊어버리는 인생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시니어의 안전과 연결되어 있는데, 혼자 사는 노인의 삶에 아주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몸에 근육을 키우는 것처럼, 뇌에도 근력을 키울 수 있다면 꾸준히 훈련할 필요가 있다. 매일 걷기를 하면 다리에도 근육이 붙는 것처럼, 뇌도 매일 단순한 훈련을 반복하면 근육(뇌력)이 생기게 된다. 

뇌에도 체력이 있는 셈이다. 혼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들이지만, 시도해보면 별것 아닌 뇌력 훈련이 삶의 활력을 부여할 것이다.

여기에 곁들여 하루 한 가지씩 좋은 일을 하고, 하루 열 사람을 만나고, 하루 100자를 쓰고, 하루 1.000자를 읽으며, 하루 10,000보씩 걷는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웰 에이징은 없을 것이다. 이른바 ‘1, 10, 100, 1,000, 10,000의 법칙’의 실천은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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