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대기업인데... 수치심 버려야 성공
우린 대기업인데... 수치심 버려야 성공
  • 승인 2000.12.2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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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구미 유력기업들은 그들 기술개발의 약 50%이상을 어떤
형태든 외부에 아웃소싱할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Economist)지가 최근에 구미 유력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을 인터뷰한
기사의 주요내용이다.

이들 기업의 경영자나 기술담당 중역들의 대다수는 “1980년대까지
기술개발의 90% 이상이 사내에서 이루어졌고, 1996년에는 그 수준이
80%까지 내려갔지만 앞으로는 기술개발의 50%이상이 아웃소싱될 것이
다”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변화의 물결은 너무나 거세고 빠르다. 따라서
이제는 상황을 보다 본질적으로, 보다 심도있게 바라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정보시스템의 운영이나 관리, 경리 등 비교적 소극적
의미의 아웃소싱만으로는 부족하며 보다 적극적인 아웃소싱이 요구되
는 시점이다.

외부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업무위탁과 같은 수단을 쓰고 있는 것처
럼 보여도 실은 기술 및 연구개발(R&D)의 아웃소싱은 근원적으로 180
도 다른 관점에서 실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 및 연구개발의 아웃소싱은 단순히 기술이나 R&D 관점에서
가 아닌 비즈니스 전체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한다. 즉 비즈니스 상류
에서 하류까지를 대국적으로 본 후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
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약회사인 아서·디·리델사는 연구개발의 아웃소
싱 비중을 현재의 30%에서 70%까지 높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한
많은 경영자들은 자사의 연구개발부문을 독립된 사업단위로 하여 이
익센터(Profit-Center)로 만들겠다고 단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술 및 연구개발 관련 아웃소싱’이 정보통신 분야
를 중심으로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 분야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또 이 분야의 기술
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자체개발보
다 아예 외부 전문업체에서 기술을 아웃소싱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성장산업인 정보통신 분야에 뛰어든 기업들이 기술이나 연
구개발을 아웃소싱하여 상품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이를 통해 사
업을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정
보통신 분야에 진출해 있는 업체의 경우도 기술의 복합화 추세에 따
라 연관분야의 기술까지 자체 개발하고 싶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
는 기술을 자체개발로 따라잡기 힘들다고 보고, 비전문 분야의 기술
을 직접 개발하기 보다 아예 아웃소싱하는 쪽을 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는 벤처기업들은 초기 자금난 등으
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체 개발한 기술을 팔아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도 하며, 최근에는 아예 연구개발만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회사도 출현
하였다.

아직까지, 특히 대기업들이 기술을 국내 다른 기업에 아웃소싱한다
는 것을 수치스럽게 느끼는 경향이 있으나 기술이 고도화되고 다양해
질수록 자체 개발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술 및 연구개발
의 아웃소싱은 점차 보편화될 것이다.

기술 및 연구개발을 왜 아웃소싱하는가?
기술 및 연구개발의 아웃소싱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목적을 달성
하기 위해서이다.

첫째는 보완기술은 획득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최근의 휴대폰 기술
을 들 수 있다. 이 분야는 기술혁신 속도가 워낙 빨라서 이 분야의
세계 주요 기업들은 연구개발 및 기술 아웃소싱의 비율을 1980년대와
비교해 평균 3배 정도 증대시켰다. 즉 급변하고 있는 관련분야의 기
술을 아웃소싱을 통해 빨리 입수하기 위함이었으며 이들을 통해 소비
자에 대한 제품의 소비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었다.

둘째는 제품개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심지
어 중요기술의 개발까지도 외부위탁한다. 미국의 컴퓨터 제조회사들
이 자사의 주력컴퓨터 중핵부품으로 일본기업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
는 예가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는 개발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함이다. 최근의 반도체분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강자끼리의 상호 아웃소싱, 즉 코소싱이 주목을 받
고 있다. 기술적으로 독자개발할 충분한 기술력과 연구개발 능력을
갖고 있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서로 분할하여 코소싱을 하고 있는 것이
다.

넷째는 기술개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함이다. 대학이나 국책연구기
관, 또는 관련 기업간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이에 연구개발 및 기술개
발을 위탁함으로써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해서이다.

어떤 기술을 아웃소싱할 것인가?
기술 및 연구개발 기능의 아웃소싱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
는 문제는 ‘어떤 기술, 연구개발을 아웃소싱해야 하는가’이다. 이
를 위해 다음 3가지 항목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자사제품의 차별화에 기여하는 기술인가?
자사제품을 차별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기술 이외 모든것이 아웃소싱
대상이다. 혹은 차별화에 기여하더라도 그 정도가 작을 경우에는 아웃
소싱의 대상으로 생각해야 한다. 기술 및 연구개발 아웃소싱의 대상
은 자사의 중핵기술이나 핵심역량 이외의 모든 것이라는 발상이 필요
하다.

△빠르게 진부화되고 있는 기술인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은 진부화된다. 자사가 노력을 게을리하여
차별성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고 기술환경이 빨리 변해 차별성이 떨어
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진부화되는 속도가 빠른 기술이나 R&D일수
록 아웃소싱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미 산업계에서 차별성을 잃는
이들 기술들은 거의 다 아웃소싱 대상이 되었다.

△매력있는 외부 기술이 있는가?
어떤 기술이나 R&D는 그 자체를 개발하지 않고 기존 기술과 조합하는
것으로도 기존 기술의 차별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자사도 개발할 수 있지만 외부에 이미 개발된 매력적인 기술
이 있으면 이를 조달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도시바와 IBM의 합작
에 의한 액정 제조사업이 그 좋은 예이다. 도시바는 초기 사업화를 위
해 LCD설계와 로직, 칩의 기술이 필요했다. 도시바가 그 기술을 개발
할 수 있는 자체 연구개발 능력은 있었으나 도시바는 IBM이 이미 가
지고 있던 그 기술을 아웃소싱한 결과 1992년에 개시된 이 사업은 2
년도 지나지 않아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어디에 자원 집중을 할 것인가?
코어 테크놀로지를 사내에 확고히 확립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영자
원의 계속적 투입이 필요하다. 순간적인 자원 투입만으로 핵심역량은
강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핵심기술을 강화하고 축적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
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야한다. 그러나 기업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
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기술이라도 그것이 핵심기술이나
역량이 아니라면 아웃소싱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예를 들면 석유회사의 제품 중에서 윤활유의 차별력은 첨가제로 결정
된다. 그러나 첨가제 자체의 개발은 석유회사에서는 거의 하지 않고
소수의 전문 메어커에게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느 정도 제
품 차별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기술이라 해도 경영자원의 전략적 배분
이라는 관점에서 아웃소싱을 선
택했기 때문이다.

기술 및 연구개발 아웃소싱에 따르는 문제점
기술 및 연구개발 아웃소싱을 진행하는 데 따르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
다.

첫째, 기술 아웃소싱 특유의 과제로서 연구개발 능력이 사내에 축적
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R&D 및 기술은 일반적으로 일정기간 동안
의 지속적인 연구에 의해 축적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개
발 업무를 일단 외부에 위탁하게 되면 기술을 내부에 축적할 수 없
게 된다. 이것은 혹시 장래 다시 자체 개발로 바꾸게 될 경우 큰 장
애로 등장하게 된다.

둘째, 많은 기술자에게 보이는 강한 ‘자기 완결성’이란 기술자
특유의 특징이다. 이것은 NIH(Not Inverted Here=여기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증후군으로 불리는 것으로 자신들이 개발한 것이 아니
면 배척하려는 나쁜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자들의 나쁜 특징이 기술
아웃소싱을 방해하고 있다.

셋째로 기술의 보안문제이다. 제3자에게 연구개발 업무를 위탁하게 되
면 관련 기술 노하우가 외부에 유출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업무를 위탁하는 측과의 위탁받는 측사이에 강한 상호신뢰가
없으면 본격적인 기술 아웃소싱은
어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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