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운용효율화 해법은 아웃소싱
국민연금 운용효율화 해법은 아웃소싱
  • 승인 2004.02.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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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다 합쳐도 주식에 불과 8조원 정도
를 투자할 뿐이다. 전체 운용자산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지만 그것만으로
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국민연금은 증시에서도 공룡이다.
◇대형 우량주 70여 종목 집중 투자

국민연금이 주식에 직접투자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그림
의 떡이다. 국민연금은 대형 우량주 70여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말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시
가총액중 20.91%가 삼성전자에 집중돼 있고 상위 10개 종목을 합하면
70%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간택을 받은 종목들은 KT, SK텔레콤, 한국전
력, 포스코, 국민은행, 현대차 등 모두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우량종목들에 투자할 수 밖
에 없다는 운용방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일부 잘
나가는 종목들에만 투자가 집중되고 나머지 종목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
는 것은 자산배분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의 투자를 받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며 "조금만 투
자해도 지배주주가 되기 때문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장에서 무소불위
의 권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규모 줄이고 운용의 효율성 높여야

국민연금이 시장에 왜곡을 불러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 규모에
비해 기금 적립액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 정도이고 채권시장도 선진국에 비하면 너무나 좁
고 얇은데 100조원이 넘는 덩치가 움직이려니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
다"고 말했다.

기금운용을 해야 하니 채권을 나오는 대로 담을 수 밖에 없고 운용의 효
율성 보다는 신용등급 위주로 관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 사장은 "국민연금이 시장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기금의
규모가 너무 커서 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이라며 "기금을 축소하고 효율
화하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도 "100조를 한꺼번에 움직이기 보다는 작은 규모
로 잘라 운용을 차별화 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문제가
시정되지 않으면 국민연금 고갈이 시작되는 2040년 이후에는 반대로 금
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웃소싱 필요성 갈수록 높아져

직접투자에 집착하기보다는 아웃소싱을 늘려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
다. 현재 아웃소싱은 주식뿐으로, 투신사 등에 자금을 배분하고 있고 채
권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투자전략과 리서치 및 리스크관리까지 포함해 전체 운용본부 직원이 49
명인 현실에서 직접투자로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가 어렵고 실제로 아웃
소싱을 한 경우보다 직접투자한 경우의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해외채권과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넓혀 국내시장에 대한 의
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국민연금도 향후 미국 국채시장
의 주요고객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
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주식의 경우 주로 은행의 특정금전신탁계약을 통해 해외 운용사에
위탁을 주는 방식이고 채권은 직접투자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전담직원이 극소수이다 보니 투자규모를 확대한다거나 환리스크를 관리
하는데 힘이 달릴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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