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증시서 코스닥 브랜드 지키기
통합증시서 코스닥 브랜드 지키기
  • 승인 2003.08.29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증시의 동반 활황 속에서 코스닥지수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
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통합거래소 출범"이 가시화 되는 가운데 코스닥종목들
이 2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마저 확산되면서 지수는 50p
를 넘기지 못한 지 한 달이 흘렀다.

코스닥시장을 출범시킨 주체인 증권협회는 "고사위기에 놓인 코스닥시
장을 살려야 한다"며 "시장통합안 결사 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당사자인 코스닥증권시장은 "독자성이 확보될 수 있다면
통합안을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양 기관이 서로 이해
관계에 따라 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 살리기"라는 표면
적인 명분은 일치하는 셈이다.

하지만 860개가 넘는 등록기업과 투자자들은 "가뜩이나 거래소에 눌
려 빌빌대는 코스닥시장이 증시통합으로 합쳐지면 IT업체들의 주가 침
체를 부채질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즉 그동안 성장기업이란 이유로 가질수 있었던 "코스닥 브랜드"란 프
리미엄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정책당국인 재정경제부는 "상장·퇴출 기준 등을 통일시키지 않고 시
장별로 차별화해 벤처기업들이 자금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며, 코스닥시장이 증시 통합으로 나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정말 지켜질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코스닥시장의 주도주들이 거래소 대형기업들에 쓸려버리
지 않도록 서로 다른 진입기준과 퇴출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재 90%가 넘는 코스닥의 개인 비중을 외국인과 기관이 관심을 쏟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통합시장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외국인 지분율을 작년말 제로에서 5%까지 끌어올린 코스닥 기업의 한
CFO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수차례 해외 IR을 실시했고, 하반기
마케팅 비용만 100억원을 책정해 놨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체든 시장
이든 브랜드를 지키려면 발로 뛰는 PR도 필수다.

대승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증시통합은 계기야 어찌됐든 국내 증시
가 세계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발판이라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있
을 수 없다.

따라서 유관 기관들의 이해 짜맞추기가 아닌 시장참가자(투자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세부논의가 이뤄져야 마땅할 것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거래소로 이전하면서 벤처기업이란 차별성을 잃어
고전하는 업체들을 종종 목격했다. 정부가 벤처기업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시장통합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기 전에는 투자자들의 불안
감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