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기업들 일관되게 “노동유연성 강화하라”
외투기업들 일관되게 “노동유연성 강화하라”
  • 승인 2005.01.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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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CEO 비정규입법안 긍정적… 현재는 불만족

외국기업 CEO들은 노동계가 비정규확산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정부의 비정규관련법에 대해 다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노동유연화가 보다 강화되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노동부에 따르면, 한국국제노동재단이 지난해 12월10일부터 24일까지 15일간 주한외국인 투자기업 경영자 1백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정부의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개정안’과 ‘단시간기간제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정안’에 대해 응답자 42.3%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보장하여 처우를 개선시킬 것이다’라고 답해 ‘비정규직이 증가해 고용불안을 심화될 것’(15.4%), ‘고용유연성을 저하시켜 채용을 감소시킬 것’(17.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또 현재 고용의 유연성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는 38.6%가 ‘법적요건이 엄격해 인력운영의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응답했고, 29.1%는 ‘사실상 유연한 인력운영이 불가능해 불만’이라고 응답해 절반 이상이 우리 노동시장의 경직됐다고 인식이 변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노사관계 불안’(38.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임금상승에 다른 비용증가’(23.3%), ‘신용불량과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소비 위축’(17.1%), ‘정치적 불안정’(16.3%)가 뒤를 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외국인 CEO 들 다수가 현재 고용 유연성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유연성이 부족한 이유로 ‘노조’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들은 향후 역점 노동정책으로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노동정책에 대해, 35.4%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꼽았고, ‘노사협력 증진 및 분쟁예방’도 33.1%로 나타나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밖에 ‘노동기준의 국제화’가 25.4%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유연화 강화에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노동계에 대해서는 63.8%가 전반적으로 ‘과격하고 급진적’이라고 평가했고, ‘과격한 양상과 온건한 태도가 섞여 있다는 평가는 30.8%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에서 과격한 양상을 보이지만 대체로 온건한 편’이라는 응답은 4.6%에 불과해 노동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견해를 표출했다.

하지만 외국기업 CEO들의 노동계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다소 실체에 근거하지 않은 인식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노동부가 발표한 ‘2004년 임금교섭 타결현황’ 자료에 따르면,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 임금인상률이 4.7%, 무노조 사업장의 인상률이 5.8%로 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상승률이 낮았다. 또 임금을 동결·삭감한 사업장 비율도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 27.5%, 무노조 사업장이 20.1%로 무려 7.4% 포인트나 높게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삭감·동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노동부도 “연초(2004년) 노사정의 일자리사회협약 체결로 근로조건 격차 완화와 임금안정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 것”으로 평가해 노동계가 전반적으로 급진성과 과격성을 탈피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밖에 외국기업 CEO들은 절반 이상이 올해 경제상황이 지난해 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전명하면서도 현재 투자규모를 유지하거나 더욱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올해 신규인력 채용 계획을 가진 사업장도 과반수를 넘어 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국제노동재단이 우리의 노동환경 및 투자여건 변화에 대한 외국 투자기업 CEO들의 평가와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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