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산업교육을 받고 싶다"
“제대로 된 산업교육을 받고 싶다"
  • 승인 2005.03.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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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영세 훈련기관 난립으로 교육질 하락

교육훈련기관은 우후죽순, 산업교육 시장은 불황
기업·산업교육업체·정부 간 긴밀한 협조 필요

앞으로의 산업경쟁력은 질 좋은 인재로부터 나온다. 산업교육의 초점도 결국 그와 맥락을 같이 해야할 것이다. 먼저 풍부하고 국제화된 창의성을 배제하고는 기업의 최대가치라 할 수 있는 이윤추구의 길은 점점 멀어 질 것이다.

특히, IMF 경제 위기 이후 정체된 기업의 체질은 급속하게 변하게 되었고 그에 발 맞춰 산업 교육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폭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첫 선을 보인 산업교육은 이제 신입사원의 입사 교육부터 중견사원, CEO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과 과정도 다양해졌다.

초기에는 백화점 중심의 강좌개설이 주를 이루었으나 이제는 서비스 교육, 기본소양교육, 영업 능력 향상 교육, 품질관리 교육 등 종류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교육들이 자칫 교육의 부실화와 교육기관이 눈 앞의 이익에 빠질 소지도 다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양질의 교육도 부실화된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강사진들의 자질 미비, 지속적이지 못한 교육은 오히려 그 효과를 반감시킨다.

현재, 서울 강남에 소재한 E사의 대표는 현재 국내 교육산업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IMF 이후 명예퇴직을 당한 대기업 인사, 교육 담당자들이 시장에 갑자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몇몇의 강사들이 모여 아카데미 형식의 훈련기관을 만들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산업교육의 질은 상당히 나빠졌습니다. 아직도 그 여파가 있어서 지금도 산업교육시장은 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의 이야기이겠지만 현재 산업교육 시장은 깊은 침체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훈련기관은 교육부의 어떠한 인·허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 등록만 내면 바로 만들어 지는 것이 지금의 제도적 모순이다. 제대로 된 교육기자재 없이 본인 스스로 원장임을 자처하면서 자신만의 교육적 노하우가 상당한 수준에 있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이제 비일비재한 일이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한 술 더 뜨는 것이 이들은 자신의 이력을 관리하기 위해 단순히 일회성 강의를 많이 다닌 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 능률협회와 표준협회의 강의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의 일부 강사들은 턱없이 적게 책정된 강의료에도 서로 강의를 하기 위해 몰려든다고 한다. 강의료는 부족하지만 이들의 간판을 잘만 이용하면 자신의 이력에 도움이 되므로 다른 곳의 강의에 상당한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런 것을 노리고 강의료를 낮게 책정한 기관도 결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전직 승무원이나 방송계 출신들은 그들 역시 자신이 몸담았던 간판을 내세워 ‘나홀로 기업’을 창업하여 각종 교육에 ‘교수’ 내지 ‘원장’임을 자처하는 강사들이 있음은 공공연한 사실이 된지 오래다.

소수 강사들의 간판주의나 교육 부실화도 문제겠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점차 사내 강사 시스템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 또한 산업 교육 시장의 축소화에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점차 기업 내부에서는 자체적인 인재를 통해 지사나 지점으로의 전파교육이 보다 효과적인 수단임을 알았으며, 외부 강사에 의한 강의는 제한적이고 특별한 케이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삼성서비스아카데미나 LG 인화원과 같은 대기업의 교육기관은 그룹 전체 산하 계열사들의 교육을 거의 도맡아하다시피 하고 있다. 자체 개발 프로그램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체제로 운영이 되고 있어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는 제대로 된 산업교육이라는 것을 받아보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비용과 시간의 문제도 있지만, 무엇을 교육을 받아야 되는지도 모르며,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생색내기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선뜻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도 사회의 일부분이다. 자신의 기업만 일류를 추구하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 여러 산업 구조상황에서 많은 부분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대기업들은 보다 많은 하청기업이나 영세기업들에게 교육을 기회를 줘야하며, 정부는 기존의 산업 교육기관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산업 전반에 확산적인 교육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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