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신인도 '업'… 경기회복 힘 받았다
대외신인도 '업'… 경기회복 힘 받았다
  • 승인 2005.10.26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핵 리스크 감소 …무디스도 긍정적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24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A→A+) 상향조정함에 따라 대외신인도가 한층 더 높아져 외국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큰 유인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과 같은 등급…중국보다 한단계 높아

또 피치사는 이번 등급상향의 결정적 요인이 9월 북한의 핵무기 계획 포기 합의에 따른 한반도내 안보리스크 축소에 있다고 밝힘에 따라 동북아 평화안정에 대한 전망도 한층 높아지게 됐다.

사실 이번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조정은 이미 지난 9월 6자 회담이 북핵 문제에 대한 진전된 결과를 도출하면서 예견돼 있었다.

피치는 당시 6자회담 공동성명 채택 성과를 평가하면서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긍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 상향조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고 이번에 그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피치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외부문 경쟁력이나 재정건전성 등이 유사등급 국가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핵문제 때문에 등급상향을 미뤄왔었다.

피치의 상향조정으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외환위기 이전 신용등급(AA-)에 단 한 등급 차이로 근접하게 됐으며,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동일하고 중국보다는 한 단계 더 높은 신용등급을 달성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상향은 국내 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 제고라는 측면에서 현재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국면에 있는 펀더멘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가산금리 낮아져 외화차입비용 감소

◆ 대외신인도↑, 해외 자금조달 여건 개선 기대

국가신용등급은 대외신인도를 나타내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상향조정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먼저 이번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국내 기업·금융기관들의 해외 자금조달 여건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은 국가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국가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게 되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의 정부와 기업 및 금융기관 등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할 때 등급이 높은 국가에 비해 높은 금리를 지불하는 불이익을 받는다.

특히 국가신용등급 상승은 국가의 위험도가 낮아졌음을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표시이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낮아져 외화차입비용이 줄게 된다.

또한 국가신용등급 상승은 해외자금 유입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해외증권발행이 원활해지고 해외기업의 직접투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국가위험도가 낮아지면서 외국인의 주식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국가이미지 제고를 통한 우리 기업에 대한 해외 신뢰도가 높아져 수출증가, 해외 영업활동 여건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경제운용성 · 6자회담 진전 홍보도 한몫

◆ 정부의 노력 효과 봤다

이번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은 그간의 정부 노력이 효과를 나타냈다는 평가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이를 상향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펼쳐왔다.

정부는 2003년 6자 회담 개시 이후 경제 · 외교 · 안보부처를 망라한 범정부 차원에서 신용평가사 대응체계를 가동해 왔으며, 참여정부의 경제운용성과와 6자 회담 진전 등을 홍보하는데 주력해 왔다.

특히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월 3대 신용평가사를 각각 방문해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직접 요청했으며, 같은 달 말 열린 연례협의에서는 내수회복세 · 금융 · 기업구조조정 성과 등을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 9월, 6자 회담 직후에는 공동성명 전문과 의의를 이메일로 직접 발송하는 적극성을 보였으며, 같은 달 28일에는 권태신 재경부 제2차관이 피치의 제임스 맥고맥 한국담당 이사를 만나 조속한 등급상향을 요청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경제, 외교 · 안보 부처간 유기적 협력 하에 신용평가사에 대한 대응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S&P, 피치보다 낮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무디스는 3대 신용평가사 중 북핵문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며 이를 등급조정의 핵심요인으로 평가하고는 있음을 감안, 6자회담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안보리스크 관련 우려를 완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권태신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무디스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9월 면담 당시 무디스는 '다음번 6자회담이 성과가 있다면'이라고 전제는 했지만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만약 무디스가 올해 말까지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조정할 경우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연내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리는 성과를 낳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