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유연성 강화하는 선진국 노동정책 벤치마킹해야
노동유연성 강화하는 선진국 노동정책 벤치마킹해야
  • 승인 2006.02.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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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실업증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들의 노동유연성 강화제도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孫京植)는 13일 발표한 ‘주요 선진국의 최근 노동정책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선진국들이 고용계약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규제를 완화하는 등 노동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우리나라 노동법과 사회제도가 전통적인 근로자 보호 영역에서 벗어나 노사대등원칙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계약의 유연성과 관련해 네덜란드는 고용계약기간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기간제근로와 파견근로의 반복갱신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프랑스의 경우 2005년 9월 ‘신고용계약제도’를 실시해 종업원 20인 이하의 중소기업에 신규채용된 근로자에 대해 2년까지 수습기간을 두고, 이 기간 내에는 객관적인 사유 없이도 해고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하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은 고용계약기간을 정할 때 1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했었던 노동기준법을 최근 3년으로 연장하도록 개정하고, 전문지식 종사자나 60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의 상한을 5년으로 연장해 계약기간의 유연성을 강화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비정규직 사용규제 완화는 특히 독일에서 파격적으로 이루지고 있는데,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사유제한과 기간제한에서 탈피하여 기업 창업시에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을 4년 동안 허용하고, 파견근로자는 객관적 사유 없이도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며, 24개월로 한정되었던 파견기간의 제한을 폐지하는 등 계약자유의 원칙이 강화되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 제조업을 포함한 거의 모든 업종에 파견근로가 가능하고 파견기간을 3년간 허용하는 등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규제정도가 우리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에서 근로자의 천국이라 불리었던 독일에서는 해고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기업의 규모를 6인 이상에서 10인 이상으로 변경하여 해고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기업범위를 축소했다. 이와 함께 언제나 해고구제신청이 가능하던 것을 구제신청기간을 3주로 제한하여 법률분쟁으로 인한 기업부담을 줄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11월에 발표된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에서 해고 후 행정기관이 명한 구제명령의 불이행에 대해 사용자에게 처벌규정을 두는 외에도 경제적 재재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해고요건이나 절차완화를 통하여 노동유연성을 강화하고 있는 선진국들과 상반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파업시 허용되는 대체근로를 선진화 방안에서는 공익사업에만 허용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민간기업에서 파업이 발생할 경우 인력대체를 금지하여 노동유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근로자보호가 강하고 사회보장제도 수준이 높은 서구 유럽국가들도 실업해소를 위해 노동유연성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의 인수·합병이나 영업양도시 근로조건의 내용까지 승계하도록 하여 기업의 원활한 조직변경을 저해하는 방안들은 반드시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회보장제도 측면에서 독일은 실업급여의 수준과 지급기간을 대폭 축소하되, 고령근로자나 실업자를 채용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납부의무를 면제하여 기업의 고용부담을 경감시키고 채용동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일자리가 부족하고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실업증가와 복지재정 고갈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며, 근로자 보호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동법과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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