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망치는 4가지 유형의 변명은?
기업 망치는 4가지 유형의 변명은?
  • 남창우
  • 승인 2007.10.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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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속담처럼 비윤리적인 행위로 파국에 이른 기업들도 나름대로의 변명거리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25일 ‘윤리경영 딜레마, 사례와 해법’ 보고서에서 “기업 임직원들이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배경에는 4가지 유형의 자기 합리화 과정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믿음이 기업 내에 광범위하게 통용되기 시작하는 순간 비윤리적 판단을 시정할 수 있는 기업의 면역체계가 급속히 약화되고 기업이 위기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가 보고서에서 밝힌 4가지 유형의 변명은 ▶우리의 행동은 기업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우리의 결정은 결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우리의 행동은 발각될 위험이 없다 ▶우리의 행위는 회사를 위한 것이므로 조직이 보호해 줄 것이다 등이다.

첫번째 유형의 변명은 비윤리적인 행위가 기업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로 영국 베어링스 은행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베어링스의 경영자들은 직원의 투기적 선물거래에 대해 기업 안팎의 경고나 각종 위험징후를 외면한 채 조작된 성과에 매달리면서 약간의 비윤리적인 행위는 덮어두는 편이 조직을 위해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두번째 유형은 무리한 경영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결코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이지 않더라도 임직원들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비윤리적인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경우다. 미국의 콘티넨탈 일리노이 은행은 최고경영자가 공격적 대출을 통한 업계 수위 달성을 경영목표로 제시하자 은행 간부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불건전 대출을 감행하여 결국 지난 ’80년대 초 파산에 직면했다.

세번째 유형은 쉽게 발각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이 비윤리적 행위를 조장하는 경우이다. 지난 1978년 1억3천만 달러의 배상판결을 받은 포드자동차의 핀토사건이 대표적이다. 포드의 경영진들은 핀토 모델이 후면추돌시 가솔린 누출로 화재로 연결될 위험이 있는 치명적인 결함을 알고 있었으나




익보다 비용이 크다는 이유로 차량회수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네번째 유형은 기업 임직원들이 비윤리적인 행위를 범하면서도 회사를 위한 것이므로 회사가 보호해 줄 것으로 믿는 경우이다. 특히 기업은 충성심 경쟁을 위해 도덕적 잘못을 단순 실수로 취급하거나 관대한 조치를 취하는 경향이 있어 유사한 사례가 반복된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유형의 변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과 보상체계에 윤리지침의 준수 여부를 평가하는 항목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자네만 믿는다’식의 상사의 신뢰감이 과잉충성과 비윤리적 행위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윤리적 타당성에 의심이 들면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해외진출 기업이 현지에서 직면하는 대표적인 윤리적 딜레마가 ‘뇌물 문제’라고 지적하고 일단 ‘의심이 들면 받지 말 것’과 수면 판별법, 미디어 판별법, 지위 판별법 등의 뇌물 판단법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 수면판별법 : 잠이 잘 오면 선물, 잠이 오지 않으면 뇌물
- 미디어판별법 :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뇌물
- 지위판별법 : 현재의 보직 자리를 옳길 경우 줄어들 것으로 판단되면 뇌물

또한 보고서는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됨에 따라 기업이 관리해야 할 윤리적 범위가 확장되고 있으며, 특히 제조물책임법(PL)과 관련하여 명백히 고객의 부주의나 실수로 야기된 피해까지 기업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제는 제품의 용도는 물론 위험요소나 제품관리 사항까지 기업의 몫으로 간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제조물책임법 등으로 인해 기업을 상대로 한 소비자들의 소송이 증가하면서 황당한 상품취급주의서가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우려하며, 우리나라도 소비자에 대한 피해 보상 규정이 엄격해지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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