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컨택센터 활성화 방안
지방자치단체의 컨택센터 활성화 방안
  • 김상준
  • 승인 2008.06.0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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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유치 업체와 기존업체 모두 끌어안는 정책 필요
“구슬도 꿰어야 보배” 인재 몰려들 수 있는 환경 조성

국내 텔레마케팅 산업은 약 35만명 정도의 텔레마케터가 3천개가 넘는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산업분야중의 하나이다. 이를 반영하듯 통계청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콜센터 및 텔레마케팅서비스업으로 덩그러니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산업관리공단에서 ‘텔레마케팅 관리사’라는 국가고시 자격제도를 만들어 3천명이 넘는 인력을 배출하기도 했다. 또한 2004년 텔레마케팅이 속해 있는 비즈니스서비스업이 지식경제부 소관으로 확정이 되어, 2007년 3월에 지식서비스팀을 신설하여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게 되었으며, 또한 우수한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지방대학들이 앞 다투어 관련학과들을 신설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의 팽창으로 수도권 컨택센터의 인력난과 함께 아웃소싱을 맡기려는 기업의 교섭력이 강하다보니 인당 계약단가가 점점 낮아져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자 기업의 인력수급과 비용절감이란 목표라는 불에 지방자치단체의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이 기름을 붓는 격이 되어 최근 1∼2년 사이에 물꼬가 터지기 시작하였다.
지방 이전이 시작된 초기에는 기업들이 통신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인력이 풍부한 지역으로의 이전을 지자체의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시작했으나, 고용창출 효과가 어떤 산업보다도 크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지자체들이 컨택센터를 그 동안 지역경제를 지탱하고 있던 굴뚝산업이 비운 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수백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컨택센터' 유치경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에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전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더니 지자체의 지원정책을 들었을 때와 옮긴 후 실제로 다가오는 혜택에는 다소 차이가 느껴졌다고 한다.

1) 세제지원은 크게 도움이 되는 듯 했지만 법인세 부분이 본사가 옮겨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센터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게는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시설자금 등 대부분의 지원금은 지자체별로 약간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등록증 발행일 기준으로 1년이 경과한 뒤 지원이 되어 이전 초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이전 초기에 다 지원을 해버리면 어떤 연유로 해서 지원금만 받고 떠날 것을 우려해서 인지 1년이 경과한 후 지원된다는 것이다.
3) 인력충원은 수도권에 비해 수월한 편이었으나 텔레마케팅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해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고 한다고 한다. 특히 신입사원들이야 어떻게 지방에서 선발해 교육을 시켜서 활용할 수 있었지만 중간관리자들이 전혀 없어 조직을 구성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4) 봉급은 서울의 80~85% 수준이었으나 복지혜택을 서울에 근무하는 동료들과 동일하게 적용하다보면 봉급이 서울의 92~95% 수준이 되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직율이 서울에 비해 낮아서 매우 효율적이었다고 한다.
5) 임대료는 저렴해서 크게 도움이 되었지만 광역시가 아닌 시 단위로 내려갈 때는 큰 건물이 많지 않아 센터를 구축하기 용이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 큰 건물은 금융권 자체 건물이어서 임대가 어려웠다고 한다.
6) 이전한 기업들은 지역 대학들과 장학금을 지원하며 MOU를 체결하고 있지만 실제로 인력수급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턴 개념으로 매월 몇 명씩 지원이 되기를 바라나 학교에서는 학기말 시험이 끝난 후 한꺼번에 실습을 보내고자 하기 때문에 필요한 시점에 인력을 공급받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이전한 지 1년이 넘은 기업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1) 초기에




이전할 때는 인력수급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업무량 증가에 따른 증원도 해야 하고, 특히 이직에 따른 퇴직인원도 충원을 해야 하는데 필요한 인원을 모두 채용하기 위해서는 몇 번에 걸쳐서 면접을 해야만 겨우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새로운 기업들이 이전을 해오는 시점에는 우수한 인재들의 이직이 많아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기업들이 그 지역으로 이전해온다고 하면 반기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은 막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어떤 기업에서는 이직율을 줄이기 위해 장기 근속한 직원에게 유·무상 휴가를 1개월씩 제안했다고 한다.
2) 지자체별로 2∼3개 대학에 관련학과가 개설되어 인재를 양성하고 있지만 신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졸업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졸업생이 20∼40명 수준이라 1만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3) 민선으로 뽑힌 도지사나 시장님의 경우 단기에 실적을 내고자 추진력이 좋아 유치에는 총력을 기울이지만 유치된 기업이 그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그 지역에서 찾도록 돕는 데는 다소 노력이 미흡해 보였다고 한다. 이렇듯 지자체들이 신규 컨택센터 유치에만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기존 업체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신규업체의 유치로 인해 기존업체 상담인력의 이직률 심화와 신규채용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다가는 새로운 기업의 유치는 물론이고 이미 유치한 업체들도 다시 떠나는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지자체는 컨택센터 유치와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만 한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에게 많은 지원책이 필요하겠지만 그와 더불어 지자체를 믿고 이미 이전해 와서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인력수급이 용이하도록 홍보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 있는 기업들을 방문하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지역으로 내려간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이전을 검토할 시점이 되면 각 지자체로부터 지원에 대한 자료를 받아 내부적으로 분석을 해서 가장 이득이 많은 지역으로 결정이 될 것이고, 그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 그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와 우수한 인력 수급이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 내려와 있는 기업들이 현지에서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즉, 마케팅 전략 중에서 가장 좋은 전략은 기존 고객들의 입을 통해 전달되는 구전마케팅이라고 하지 않던가.

홍보 및 캠페인 등 홍보활동 강화를 통해 컨택센터 산업의 인지도를 제고해야 한다.

지방으로 이전할 때 기업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인적자원이라고 본다. 주변에 대학이 많아 인재가 많다고 숫자로 보여주지만 말고, 정작 채용 시에 많은 인재들이 몰려들도록 환경을 조성해야만 한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던가. 어떤 기업이라고 우수한 인재들을 마음껏 충원할 수 있는 지역으로의 이전을 주저할 기업이 어디에 있겠는가?
요즘 컨택센터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필리핀에서 공대예정자에게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그들의 대답은 주저하지도 않고 컨택센터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렇듯 자기 일에 자부심이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풍부하기에 전 세계에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필리핀으로 몰려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도 중앙정부가 하지 못한다면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자체들이라도 관련단체들과 함께 대국민홍보활동을 통해 컨택센터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쇄신을 꾀해야 하고,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들이 컨택센터로 몰려오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이렇듯 우수한 인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컨택센터에서 근무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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