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기혼여성, 중장년일수록 고용불안감 크다
비정규직, 기혼여성, 중장년일수록 고용불안감 크다
  • 곽승현
  • 승인 2008.06.2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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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정리해고가 일반화되고 있는 요즘 직장인이라면 한번쯤은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고용불안감은 연령, 결혼여부, 기업규모, 고용형태 등 계층별로 어떻게 다를까.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060300) (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가 직장인 1천 734명을 대상으로 ‘고용불안감 정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고용불안감의 정도는 10점 만점 기준으로 고용이 가장 안정된 수준을 0점, 가장 불안한 수준을 10점으로 두고 자신이 느끼는 수치를 택하게 해서 집계했다.

고용형태별로는 역시 6.5점의 비정규직이 5.7점으로 집계된 정규직에 비해 고용불안감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고용불안감이 컸다. 여성의 경우 평균 6.0점으로 나타난 데 비해, 남성은 5.8점으로 0.2점 정도 남성이 낮았다. 이는 역시 여성이 결혼, 출산, 육아 등 고용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

같은 남성, 같은 여성 중에서도 결혼여부와 자녀의 유무에 따라서도 고용불안감은 차이가 났다. 남성의 경우 기혼유자녀(6.0점)〉미혼(5.7점)〉기혼무자녀(5.1점) 순인데 반해, 여성은 기혼무자녀(6.4점)〉기혼유자녀(6.0점)〉미혼(5.9점) 순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이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이나 미혼여성보다 고용불안감이 큰데, 기혼무자녀 여성은 앞으로 임신, 출산, 육아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용불안감도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평균 5.3점 정도를 보였는데, 30대는 5.9점, 40대는 6.1점, 50대 이상에서는 6.8점 등 고연령 층으로 갈수록 점수가 뚜렷이 높아지는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직장에서의 입지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가계의 경제적 압박감도 심해지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5.7점)보다는 중견기업(5.8점)이, 중견기업보다는 중소기업(5.9점) 재직자들이 더 큰 불안감을 나타냈다. 기업규모가 적어질수록 회사의 여건이나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특이한 것은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 종사자의 고용불안감이 중소기업과 같은 5.9점으로 높게 나타난 점. 최근 들어 공기업의 구조조정, 인력감축 소식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국계 기업은 4.7점으로 가장 낮았다.

한편 고용불안감은 건강상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불안감이 6점을 넘는 응답자의 경우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비율이 16.3%로 5점 이하의 응답자의 9.9%보다 6.4%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막연한 고용불안감은 개인의 업무능률과 성과 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상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고용불안감을 더 많이 느끼는 비정규직, 여성, 고연령층의 고용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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