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희망퇴직자들…타산지석 절실히 필요
쏟아지는 희망퇴직자들…타산지석 절실히 필요
  • 이효상
  • 승인 2010.12.07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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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사오정 오륙도 세대

얼마전 KB국민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가 3000명을 상회해 이슈가 되었다. 대기업 부장 출신들이 임원기피를 이유로 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 외환위기 때 유행했던 사오정 오륙도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타의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퇴직이 대다수였다면, 지금은 자의가 상당부분 반영된 선택이라는 점이다. 30% 이상의 기록적인 한국의 자영업 비율(OECD국가 평균치 16%내외)에서 알 수 있듯이 퇴직자들의 경우 가장 먼저 고려하는 취업 직함의 첫 번째는 ‘사장님’이다. 특히 희망 퇴직을 준비했다면, 이미 창업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할 것이다. 그들이 창업 성공을 위해서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무엇일까?

불과 1년 전이지만 2009년 하반기에도 대기업에서 대량으로 명예퇴직이 실시되었던 시기이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창업을 시도했고,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성패의 판가름이 나고 있다. 퇴직 선배이자 창업선배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고, 현명하게 벤치마킹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쉽게 창업하면 쉽게 망한다. 전문성을 가진 창업으로 승부하라

올해 48세인 박00씨는 대기업에서 부장까지 지냈지만 창업을 결심하고 21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했다. 오랜 직장 생활에 싫증도 났지만, 회사에서 명예퇴직 신청자를 받는 계기가 결정적이었다. 박씨는 아내와 충분한 상의 없이 뛰쳐나왔기에 빨리 자리를 잡아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다. 업종을 결정할 때에도 자신에게 적합한 유형을 고민하기보다는 초기투자비용을 쉽게 회수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점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박씨의 자본금은 2억여 원으로 적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원하는 입지에는 창업이 힘들었다. 그때 싼 매물이 나왔다는 지인의 소개에 놓칠세라 급하게 계약을 했다. 그러나 사람만 부리면 될 줄 알았던 주점이 체력적으로 소모가 컸고, 직원 관리가 쉽지 않아 서비스 불만이 높아졌다. 이런 문제들이 터지면서 매출이 한번 떨어지더니 회복을 못하고 결국 9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점포를 임대하려고 해도 계약할 사람이 없어 월 관리비만 지출되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이다.

실패 사례가 있다면 성공사례도 있다. 대기업 김과장에서 성공 창업인으로 변모한 김OO씨의 사례를 눈여겨 보자.

OO전자를 다니던 김과장 15년 차 되던 해에 스스로 회사 생활을 정리했다.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이제 막 인생의 반환점을 찍은 바로 지금이 다시 한번 도약을 해야 할 적기임을 간파한 것이다. 대기업의 특상상 내부에서 또 한번의 도약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고, 시기를 조율하며 여러 길을 모색하던 중 명예퇴직자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처음에는 대기업 경력을 살려 중소기업 임원으로 진출하려고도 생각해 보았지만, 어차피 누군가의 밑이라는 건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퇴직금 1억 4천 만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잇는 요식업부터 PC방 창업 등을 모두 고려한 후 결국 도달한 결론은 교육창업이었다. 무엇보다 대기업을 다니면서 쌓아왔던 경험을 녹여낼 수 있는 전문적인 일을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특히 평소 두 딸의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중3인 첫째 딸이 학습 매니지먼트해주는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 습관이 눈에 띄게 좋아져 교육업체를 관심있게 보았는데, 알고보니 프랜자이츠 형태였던 것이다. 교육시장을 직접 조사하고 에듀플렉스 교육창업 컨설팅팀의 조언을 얻으면서 교육 관련 경험보다 교육에 대한 관심과 철학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일단 해볼 만 하겠다는 자신감을 가진 후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프랜차이즈 본사를 탐색했다.

무엇보다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본사에서 나서서 협의체를 구성해주고 정기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을 보고 결정적인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다른 프랜차이즈에서는 비판적 의견 표출을 두려워해서 실제 지점들간의 네트워크를 막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꼼꼼한 탐색 뒤에는 과감한 결정이 뒤따를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그는 학습 매니지먼트 원장님으로 대기업 직원이상의 자부심과 열정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 함께해야 창업 성공률도 높아져

창업 전문가들은 김과장의 사례가 초보 창업자답지 않게 창업의 포인트를 잘 파악했다고 평했다. 그에 반해 박씨는 초보 창업자들이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에 그대로 노출이 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남은 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대박 아이템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초기 준비에 매우 소홀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쉽게 창업이 가능하다고 선호하는 음식서비스업이나 PC방 사업의 경우 누구에게나 쉽게 열려있는 만큼 폐업률이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그 이면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 철학과 부합하는 업종을 고민하면서 창업을 준비한다면 신중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성공률을 높이는 창업자가 될 것”이라고 에듀플렉스 컨설팅팀 김기태 팀장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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