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시간제 6000명 채용
삼성도 시간제 6000명 채용
  • 김연균
  • 승인 2013.11.13 1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학력 여성 비정규직 양산 우려도
삼성그룹이 경력단절 여성 등을 대상으로 시간제 일자리에 6000명을 내년에 채용키로 했다.

이인용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하루에 4시간 또는 6시간만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해 총 6000명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삼성전자 등 20개 계열사가 참여하며 120개 직무 분야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계열사별로 삼성전자 2700명, 삼성디스플레이 700명, 삼성중공업·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각 400명, 삼성생명 300명 등이다.

직무별로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개발지원, 계측 및 데이터 분석에 1400명, 사무지원이나 시장조사 등에 1800명, 사업장 환경안전 관리나 장비·기기 점검에 1300명, 완제품 검수나 자재관리, 제조물류 등 생산지원에 500명, 판매업무나 콜센터 등 판매·서비스에 500명, 보육교사·간호사·통역 등 특수직무에 500명씩 뽑는다.

채용 대상은 가정 생활과 일의 균형이 필요한 다양한 계층이며, 특히 결혼과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후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과 퇴직한 장년층 등이다. 선발 인력의 일정 비율은 55세 이상 중장년층에 할당해 은퇴 이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삼성은 밝혔다.

삼성은 “2년 계약직으로 고용되며 2년 근무한 후 일정 수준의 업무능력을 갖춘 사람은 지속 고용을 보장해 고용 안정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규직 전환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근무여건과 관련해 삼성은 “기존 근로자와 대비해 높은 유연성을 바탕으로 근무시간에 비례하는 적정한 처우를 제공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취지에 맞게 개인 여건에 따라 하루 4시간 또는 6시간 근무시간과, 오전 또는 오후 등 개인 여건에 맞는 근무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특히 개인 생활과 조화를 위해 정해진 근무시간 이후에는 잔업이나 특근 없이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처우에 대해 삼성은 “해당 직무 가치에 따라 급여 수준이 결정돼 근무시간에 비례해 지급되며, 복리후생도 근무시간에 비례해 적정 수준으로 지원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간당 급여 수준은 즉답을 회피했다.

삼성은 18일부터 삼성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받아 12월 서류전형, 내년 1월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고용노동부 주관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에서는 선발직무와 채용에 관해 상세히 안내하고 현장에서도 채용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인용 팀장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조성하고, 맞벌이 기회 제공을 통해 가계경제에 보탬이 되며, 개인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근로문화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계에서는 최근 그룹 계열사들의 잇단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불안정한 비정규직만 양산할 수 있다고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근무시간을 선택케 해서 유연하게 근무하는 장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정부와 기업들의 움직임이 자칫 출산·육아 부담을 가진 고학력 여성들을 기존 조직에서 밀어내고 시간제 일자리 위주로 내모는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